1년치 비, 12시간 만에 왔다…두바이 최악 폭우 '구름 씨앗'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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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기후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1년 치 비가 12시간 동안에 쏟아지며 시내 곳곳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례적인 폭우를 두고 일각에서는 '구름 씨앗'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평소 적은 강수량으로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UAE는 줄어드는 지하수를 늘리기 위해 공중에 인공 강우 물질을 뿌리는 이른바 '구름 씨앗 작업'을 벌여왔다. 이런 추측이 나온 것도 최근 UAE 국립기상센터가 지난 주말을 포함해 6∼7회에 걸쳐 구름 씨앗을 뿌리는 비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두바이에 내린 폭우로 도로 위에 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두바이에 내린 폭우로 도로 위에 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기상센터는 폭우가 있기 직전 이 같은 작업은 없었다고 밝혔다. 기상센터는 성명을 통해 "구름 파종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비가 오기 전 초기 단계의 구름을 목표로 삼는다는 것"이라며 "심한 뇌우 상황이 발생하면 파종 작업을 하기에는 너무 늦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직원, 조종사, 항공기의 안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지난 14일 이뤄진 비행 역시 '샘플 채취'를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이번 폭우가 구름 씨앗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걸프지역의 강우 패턴을 연구해온 영국 레딩대 마르텐 암바움 교수도 "이런 종류의 강우 현상을 만들거나 더 강렬하게 바꿀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프리데리케오토 기후과학과 교수는 "구름 씨앗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구름을 만들어낼 수 없다. 이미 대기에 있는 수증기를 더 빨리 응결되도록 해서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따뜻한 공기가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할 수 있다며 기후 변화로 날씨가 따뜻해면서 전 세계적으로 강수량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기상센터 에스라 알나크비 선임 예보관도 기후 변화가 폭우의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지상의 따뜻한 공기와 상층의 차가운 공기의 차이가 더 커질수록 이런 압력이 강화되고 더 강력한 비구름을 형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두바이에서는 지난 15일 밤부터 16일까지 12시간 동안 거의 100㎜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유엔(UN) 자료에 따르면 이는 평소 두바이에서 1년 동안 관측되는 강우량(94.7㎜)에 해당한다. 이번 폭우에 대해 UAE 국영 WAM 통신은 "역사적 날씨 사건"이라며 "1949년 데이터 수집 시작 이래 기록된 모든 것들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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