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고령화 그늘’ 취업 5명중 1명 ‘60대’…10년 전보다 확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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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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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 동안 한국의 취업 시장도 대변혁이 이어졌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전체 취업자의 절반을 차지했던 3040 비율이 10년 새 40%대로 떨어진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 비율은 2013년 12.9%에서 지난해 21.9%로 상승했다.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으로 고객과 직접 대면으로 만나는 직종의 취업자는 감소했다.

16일 지난 10년간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와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변화는 짙어진 ‘고령화’의 그늘이다. 2013년 전체 취업자 중 3040 비율은 약 49.8%로 절반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엔 40.9%로 떨어졌다. 그 자리를 차지한 건 50세 이상이다. 전체 취업자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35.4%→45.4%로 뛰었다.

이는 인구 구조 변화 추세와 맞닿아있다. 젊은 층 인구는 계속 감소세인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은 은퇴 후에도 돈을 벌기 위해 취업 시장에 남아있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자리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고령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거치면서 보건·복지 분야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2013년 상반기 기준, 관련 종사자 수가 30만6000명으로 21위권에 머물렀던 ‘돌봄 및 보건 서비스 종사자’는 지난해 상반기 67만2000명으로 배 이상 상승하며 8위에 안착했다. 17위였던 ‘사회복지 관련 종사자’(35만9000명)도 30% 늘어난 46만6000명을 기록해 13위로 뛰었다.

‘고령 친화 산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고령화+코로나 영향돌봄·보건 ‘일자리 순위’ 21→8위 껑충

요양산업의 필수인력인 ‘간호사’는 2013년 상반기 21만1000명(31위)에서 지난해 상반기 32만4000명(23위)으로, ‘보건 의료 관련 종사자’는 같은 기간 18만6000명(40위)에서 27만명(29위)으로 늘었다. 반면 저출산 영향으로 10년 전 25위권이던 ‘가사 및 육아도우미’(25만1000명)는 지난해 11만5000명까지 뚝 떨어져 64위로 밀렸다. 아이보다 노인 돌봄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산업별 종사자 수도 변화한 것이다.

취업 시장을 흔든 또 다른 축은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이다. 코로나19를 타고 상승한 ‘배달원’은 2013년 상반기 29만6000명(22위)에서 지난해 상반기 42만6000명(16위)으로 44% 뛰었다. 반면 ‘금융 사무 종사자’의 경우 비대면 문화에 디지털화까지 더해지면서 37만2000명(16위)→30만3000명(24위)까지 줄었다. 또 팬데믹 이후 온라인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대면 중심인 ‘방문 및 노점 판매 관련직’은 19만3000명(36위)→10만5000명(69위)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대체 인력을 통해 노동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고령 친화적 일자리를 늘리라고 주문한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히 기간산업인 제조업에 종사할 청년층이 부족한 게 큰 문제”라며 “당장 저출산이 해결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외국 인력을 더 많이 유입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준기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앞으로 노동시장에 고령자가 더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는 현재 고령층 일자리가 단순근로나 보건복지 서비스업 등에 쏠려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중·장년층의 경우 고부가가치 산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대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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