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틀, 정치 하루…숄츠 獨총리의 ‘디리스킹’ 중국 행보 주목

중앙일보

입력

14일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가 중국 충칭의 보쉬 수소동력시스템을 찾아 신에너지 산업 현황을 시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가 중국 충칭의 보쉬 수소동력시스템을 찾아 신에너지 산업 현황을 시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충칭·상하이·베이징 순서로 이어지는 '경제 이틀, 정치 하루'의 방중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고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가 14일 보도했다.

14일 첫 방중 뒤 17개월 만에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은 숄츠 총리는 중국 서부의 경제 중심지 충칭을 첫 기착지로 선택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보쉬(Bosch)가 중국 칭링(慶鈴) 자동차와 합자해 세운 보쉬수소동력시스템을 방문해 수소산업과 신에너지 클러스터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숄츠 총리는 권력 서열 24위 정치국원인 위안자쥔(袁家軍) 당서기와 회담을 갖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논의했다고 현지 중경일보가 15일 보도했다.  다만 예정했던 양쯔강 투어는 방중 직전 발생한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취소했다.

숄츠 총리의 경제 행보는 15일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로 이어졌다. 그는 독일의 고품질 플라스틱 생산 기업인 코베스트로(Covestro)의 상하이 혁신 센터를 방문했다. 숄츠 총리는 상하이에서 퉁지(同濟) 대학 학생과 좌담회에 이어 역시 2027년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한 천지닝(陳吉寧) 당서기와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022년 11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022년 11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숄츠 총리는 16일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리창(李强) 총리와 연쇄 정상 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 해협, 중동 사태 등 지정학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과 유럽연합(EU) 사이의 전기차·태양광 패널의 생산과잉 문제를 협의한다. 오후에는 ‘중·독 경제자문위원회(DCBWA) 회의’에 참석한 뒤 마지막 일정으로는 798 예술단지에 위치한 괴테 독일문화원을 찾아 예술 및 사회분야 대표를 만난다.

중국은 숄츠 총리 수행단의 경제 진용에 주목했다. 중국 관영 SNS ‘뉴탄친(牛彈琴)’은 15일 독일 기업 지멘스, 바이엘, 메르세데스 벤츠, BMW, 머크(MERCK), DHL, 티센크루프, 보이스(Voith) 대표이사와 농업·교통·환경 3개 부처 장관이 수행단에 참가했다며 “독일은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독일 전문가는 중국에 대한 여느 서방국가와 독일의 입장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맥스 젠그라인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 연구센터의 수석 경제학자는 “2023년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 투자가 대략 10분의 1로 감소했지만, 독일의 투자는 약 120억 유로(17조7000억원)로 증가했다”며 “독일 기업은 중국에 기술과 자본 접근 차원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 이슈에서 숄츠 총리는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고 충돌의 원인을 서구가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방중 직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국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했다고 도이체벨레가 보도했다.

숄츠 총리의 이번 방중 목적은 중국에 독일의 디리스킹(위험제거) 정책을 이해시키는 데 있다. 우후이핑(伍慧萍) 상하이 퉁지대학 독일 연구센터 교수는 “독일 정부가 중국 의존도와 위험을 줄이는 쪽으로 글로벌 전략을 조정했지만, 독일은 시종 디리스킹은 디커플링과 다르다는 점을 중국이 이해하길 희망하며 경제 영역에서 양국 협력을 심화하고,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중국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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