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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산양 750마리 떼죽음…지난 겨울 5개월간 무슨 일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강원 영동에 70㎝ 안팎의 폭설이 내린 가운데 지난 24일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서 먹이를 찾지 못해 산에서 내려온 산양이 마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강원 영동에 70㎝ 안팎의 폭설이 내린 가운데 지난 24일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서 먹이를 찾지 못해 산에서 내려온 산양이 마을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겨울부터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산양 약 750마리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강원 북부 산양 폐사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산양 537마리가 폐사(멸실)했다는 국립공원공단과 산양복원증식센터의 자료가 공개됐다. 이후 이달 11일까지 210여마리가 추가 폐사했다.

지난 2022년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폐사 신고된 산양은 고작 15마리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겨울부터 불과 5개월여 만에 최소 747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전국에 서식하는 산양은 약 2000마리로 추산되는데 약 3분의 1이 사라진 셈이기도 하다.

국립공원공단과 센터 측은 "4월 해빙기에 들어서면서 폐사하거나 구조되는 산양이 증가했으며 향후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경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산양 서식지인 강원 북부 고산지대에 눈이 자주 많이 온 점을 집단폐사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많은 눈이 쌓이면서 풀을 찾기 어려워진 산양이 먹이를 찾기 위해 저지대로 이동하다가 탈진해 폐사했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고자 설치된 울타리를 집단폐사 주원인으로 지목한다. 울타리가 야생 멧돼지뿐 아니라 산양의 이동까지 막아 폭설 속에 고립되면서 폐사했다는 주장이다.

환경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반영해 강원 인제군과 양구군을 비롯해 ASF가 비교적 소강상태인 지역을 중심으로 ASF 차단 울타리 일부를 개방하는 시범사업을 내년 5월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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