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에 생산·수출 모두 좋아지는데…"재화 소비는 둔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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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최근 한국 경제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생산·수출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보이지만, 여전히 내수(소비) 둔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정부 진단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를 통해 “최근 국내 경제는 물가 둔화 흐름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 경기 회복 흐름과 높은 수준의 고용률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재화소비 둔화·건설 선행지표 부진 등 경제 부문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같이 부문별 회복 속도에 온도차가 존재한다는 평가는 올해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내수 및 건설 경기가 다른 부문에 비해 더디게 회복된다는 의미다. 다만 지난달과 비교해 기재부는 ‘민간소비 둔화·건설투자 부진’을 ‘재화소비 둔화·건설 선행지표 부진’으로 범위를 좁혀 표현했다. 전반적인 둔화 속에서도 일정 부분 회복 조짐은 관측된다는 이유에서다.

기재부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2월 기준으로 전월 대비 3.1% 감소했다. 지난해 7월(-3.1%)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준내구재(2.4%)는 증가했지만, 내구재(-3.2%)과 비내구재(-4.8%)가 모두 줄어든 결과다. 3월 기준 소비자심리도 전월 대비 1.2포인트 떨어진 100.7 기록했다.

건설투자도 쉽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건설기성은 2월 기준 토목공사(-2.2%)와 건축공사(-1.8%) 모두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전월 대비 1.9% 줄었다. 건설수주(-24.1%)와 건축허가면적(-33.4%)도 각각 전년비로 감소하면서 향후 건설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 둔화 흐름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1% 상승하면서 2개월 연속 3%대를 유지했다. 특히 ‘금(金)사과’로 대표되는 농산물 물가가 20.5% 뛰어올라 전체 물가를 견인했고, 석유류 가격도 1.2% 오르면서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주요 산유국 수출 감소와 러시아 정유시설 피격 등으로 국제 유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향후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생산·수출이 꾸준한 호조를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기재부가 올해 2월부터 ‘경기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표현을 유지하고 있는 근거다. 지난 2월 전산업 생산은 건설업 생산이 전월 대비 1.9% 감소했지만, 광공업 생산(3.1%)과 서비스업 생산(0.7%)이 늘면서 1.3%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했다.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이다. 특히 반도체(36%), 컴퓨터(25%), 바이오헬스(10%)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루 평균 수출액 기준으론 9.9% 증가한 25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 기조 안착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민생·내수 취약부문 온기 확산 등 균형 잡힌 회복에 역점을 두면서 철저한 잠재위험 관리와 혁신·공정·이동성 등 경제 역동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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