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는 땅 '은퇴자 마을' 만든다…학생 사라진 대학이 살아남는 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부산 남구 동명대학교 전경 사진. 사진 동명대

부산 남구 동명대학교 전경 사진. 사진 동명대

전국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로 비어 가는 캠퍼스를 노년층 관련 시설과 사업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는 땅에 텃밭ㆍ치료센터를 조성하고 시니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다.

11일 부산 동명대와 광주 조선대에 따르면 두 대학은 학내 ‘은퇴자 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달 업무협약을 했다. 은퇴자 마을은 미국에서 스탠퍼드 등 100여개 대학이 운영하는 대학기반은퇴자공동체(UBRC)를 모델로 삼는다. 학내 거주 공간에 일정한 비용을 치른 은퇴자를 입주시키고, 대학이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치료ㆍ돌봄 기능을 제공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부산 동명대학교는 지난달 15일 교내 동명관 다목적홀에서 동명문화학원 서의택 이사장, 동명대 전호환 총장, 부산광역시의회 안성민 의장, 부산광역시남구 오은택 구청장, 부산광역시남구의회 박미순 의장 등 주요 인사들과 지역 주민, 센터 이용 대상자와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명웰데이케어센터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 갔다. 송봉근 기자

부산 동명대학교는 지난달 15일 교내 동명관 다목적홀에서 동명문화학원 서의택 이사장, 동명대 전호환 총장, 부산광역시의회 안성민 의장, 부산광역시남구 오은택 구청장, 부산광역시남구의회 박미순 의장 등 주요 인사들과 지역 주민, 센터 이용 대상자와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명웰데이케어센터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 갔다. 송봉근 기자

두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대응 차원에서 은퇴자 마을 조성에 뜻을 모았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학령인구(6~21세)는 2014년 1119만5000명에서 올해 917만1000명까지 감소했다. 2034년에는 706만5000명까지 준다 김종률 동명대 석좌교수는 “사업이 안착하면 은퇴자 마을 교육과 돌봄에 필요한 일자리가 창출된다. 대학이 관련 학과를 개설해 은퇴자 마을에 인력을 공급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명대는 학내 노인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는 등 실버 사업을 모색해왔고, 조선대에는 의대가 있다.

도심 속 텃밭.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중앙포토

도심 속 텃밭.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중앙포토

전북대와 전남대에서는 캠퍼스에 텃밭을 일굴 수 있도록 해 노년층을 비롯한 인근 주민을 불러들이고 있다. 농업생명과학대가 있는 전북대는 2015년부터 부속 농장 실습지 일부를 개방했다.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한 부산시는 부산가톨릭대와 손잡고 캠퍼스에 ‘디지털 시니어 헬스케어 에듀단지’를 조성한다.

부산가톨릭대 신학원·학생관을 포함하는 건물 9200여㎡를 치료센터와 건강ㆍ생활체육시설 등으로 개편한다. 치료센터는 가톨릭대 의료ㆍ보건학과와 연계해 운영하며, 대학 기숙사를 활용해 실버 교육과 여행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캠퍼스에 목욕탕과 식당, 산책로를 조성하고 하루 1만원을 내면 이들 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 등도 검토 대상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학생이 줄어드는 대학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대 전경. 사진 전남대

전남대 전경. 사진 전남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