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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코너로 내몰리는 서민들…뼈아픈 ‘저성장 그림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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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에디터 노트.

에디터 노트.

단군 이래 처음으로 자식 세대보다 돈이 더 많을 것이라는 586세대(1960년대 출생자)는 달동네부터 출발해 집을 마련한 사람이 많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내 집을 장만했습니다. 그런데 MZ세대는 부모 도움을 받는 금수저가 아니라면 내 집 마련이 어렵습니다. 월급으론 서울에서 작은 평형 하나 쉽지 않죠. 그래서 영끌을 했습니다.

영끌족은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있습니다. 부동산 불패라는 성공 방정식이 깨져서입니다. 2021년 무렵 막차를 탄 영끌족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2년 글로벌 금리 인상이 시작되자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 충격을 받고 가격 조정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두 배 올랐습니다. 여기에 고금리 충격이 덮치자 이자 부담의 직격탄을 맞게 되었지요. 이 여파로 집값이 내려가는 것도 영끌족의 고통을 가중합니다.

1990년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 직전 상황이 떠오릅니다. 당시 일본에서도 집값이 계속 오르자 포모(FOMO, 나 혼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가 퍼져나갔습니다. 은행에선 집값 상승분까지 얹어서 주택담보대출을 해줬습니다. 거품 붕괴 후 집값이 급락하자 깡통주택이 속출했습니다. 물론 한국의 상황이 지금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민생이 고달픈 건 현실입니다.

서민의 팍팍한 삶은 보험 계약 해지에서도 나타납니다. 여윳돈이 마르자 생명보험·실손보험을 깨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성장의 그림자입니다. 지난해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도 불안합니다. 유류세 인하를 또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제 총선은 끝났습니다. 국회는 민생을 보듬고 경제활력을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국민의 요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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