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상 불발 이금이 “모두가 날 응원, 등단 40주년 선물 같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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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올해 61회를 맞은 볼로냐아동도서전은 아동도서출판계에서 첫손에 꼽는 행사다. 라가치상 수상 책들을 매달아 전시한 모습. 이후남 기자

올해 61회를 맞은 볼로냐아동도서전은 아동도서출판계에서 첫손에 꼽는 행사다. 라가치상 수상 책들을 매달아 전시한 모습. 이후남 기자

“제가 최종후보(6명)에 오른 걸 우리 아동문학 작가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해준 데 감동했어요. 아동문학계에서 다 함께 응원해 준 게, 올해 저의 등단 40주년 기념 선물 같습니다.”

이탈리아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만난 이금이 작가의 말이다. 8일(현지시간) 발표된 올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이하 안데르센상)의 글 작가 부문 수상자는 오스트리아의 하인츠 야니쉬. 이 작가는 수상 못 한 아쉬움 대신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했다. “최종후보 자체가 생각 안 했던 일에요. 저는 국제출판계에 소개된 게 2021년 『알로하, 나의 엄마들』 영문판이 나오면서거든요.”

영문판이 나온 그의 작품은 이를 포함해 두 권. 이 작가는 영문판 없는 다른 두 작품을 각각 한국문학번역원과 한국판 출판사가 번역 파일로 만들어 심사에 제출하게 해준 것에 고마움을 표했다.

볼로냐아동도서전이 주관하는 라가치상은 올해 한국 작품 세 권이 수상했다. 김지안 작가의 『달리다 보면』, 서현 작가의 『호랭떡집』, 최연주 작가의 『모 이야기』가 각각 부문별 우수상을 받았다.

이금이

이금이

라가치상은 5개 부문별로 대상 한 권과 우수상 2~3권을 수상작으로 뽑아 사전에 발표한다. 한국 작품은 2004년 이후 거의 매년 수상하는 저력을 발휘해왔다.

2022년 『커다란 손』으로 라가치상을 받은 최덕규 작가의 신작 『폴드 앤 언폴드』(Fold and Unfold)가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마련한 한국 출판사들의 부스에서 눈에 띈다. 페이지를 넘겨 반으로 접으면 앞쪽 페이지와 새롭게 연결되는 독특한 형태의 그림책이다. 이를 펴낸 독립출판사 윤에디션 김윤정 대표는 “항공편으로 갖고 온 물량이 벌써 동났다”고 말했다.

올해로 61회인 볼로냐아동도서전은 아동도서출판계에서 첫손에 꼽는 행사다. 아동도서전이지만 18세 미만은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어른들, 즉 출판관계자를 위한 전문 행사다. 매년 각국 1000여개 출판사와 50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인다.

이번 볼로냐아동도서전의 출협 부스에 참가한 국내 출판사는 32곳으로, 지난해 26곳보다 늘었다. 이와 별도로 문체부·한국출판문화진흥원이 마련한 공간에서는 이금이 작가를 비롯해 작가들에 초점 맞춘 전시관과 수출상담관이 운영됐다.

올해 한국 출판계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오는 11월 말 부산 벡스코에서 ‘2024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을 열 예정이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아동도서전으로, 출협이 주최하고 문체부·부산광역시가 후원한다.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는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세계협력을 이끌어내려 한다”고 말했다.

볼로냐 이후 또 다른 숙제도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 수익 정산회계과 관련한 갈등이 불거진 이후 문체부는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에서 출협을 통한 직접 지원을 중단했다. 출협 부스에 참가한 각 출판사가 부담하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커진 것도 이런 결과다. 문체부는 기존의 관련 예산 등을 공공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통해 집행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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