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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정책과제·총선공약…수습은 기재부가 “제로베이스 선별”

중앙일보

입력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뉴스1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뉴스1

‘정치의 시간’이 가고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의 시간’이 온다. 4·10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를 앞두고 정부의 정책과제와 정치권 공약이 무더기로 쏟아진 여파다. 총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나라 곳간지기인 기재부가 옥석 가르기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정책과제·공약 등은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정책과제의 경우 정부는 지난 1월4일부터 3월26일까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민생토론회를 24번 개최하며 정책 과제 240개를 제시했다. 감세안으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확대 등이 있다. 재정지출안으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추가, 철도 지하화, 국가장학금 지급 대상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정책과제들을 전부 추진한다면 수백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관측된다.

총선 공약도 비슷한 사정이다. 시민단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에 질문해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 공약(지역구 공약 84개 제외) 202개를 실현하는 데만 4년간 266조5165억원이 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지역구 공약을 포함하고, 국민의힘의 정당·지역구 공약(총 301개) 예산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예산 규모를 제시하지 못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로 베이스(원점)에서 정책과제·공약들의 우선순위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기재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과제·공약 등을 한정된 재정으로 최대한 담아내는 게 기재부의 과제라는 이야기다.

이미 사전 작업이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이 확정됐다. 다음 달 말 각 부처에서 예산요구안을 마련해 기재부에 제출한다. 6~8월 중에는 관계부처·지방자치단체 협의 국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정부예산안을 편성하고, 9월 2일 국회에 제출한다. 내년도 예산안엔 ▶경제 혁신 생태계 조성 ▶두터운 약자복지 ▶미래대비 체질개선 ▶튼튼한 안보 안전한 사회 등 4대 중점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다음달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내년도 예산안의 핵심 과제를 추리고 앞으로 5년간 재정 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다. 회의에선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필수의료 재정지원 확대 ▶늘봄학교(평일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학교에서 학생을 돌봐주는 제도) 예산 증액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7월에는 감세안과 관련된 세법개정안이 마련될 계획이다. 기재부는 9일 현재까지 한국세무사회·중소기업중앙회·대한상공회의소 등 28개 기관에서 총 1422건의 개정 건의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개정 건의를 접수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건의가 들어온 것이다. 정부의 감세 드라이브에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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