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유튜브밖에"…韓총선과 유튜브 영향력 조명한 日아사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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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 유세 현장에 나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운동원들 / 김성룡 기자

이번 총선 유세 현장에 나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운동원들 / 김성룡 기자

"이쪽도 저쪽도 괜찮다는 건 안 된다. 입장이 확실한 유튜브가 좋아서 보게 된다."(61세 한국 주부) 

9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 총선에서 TV나 신문 등 전통적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대신 유튜브의 입김이 커지는 현상을 조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총선을 사흘 앞두고 주말 총력전이 펼쳐진 지난 7일 서울의 한 유세 현장에 나온 한 71세 남성은 "한국의 공영방송인 KBS의 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친화적인 인물로 바뀌었다"면서 "기존 미디어의 보도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유권자뿐 아니라 정당들 역시 기존 미디어 못지 않게 유튜브의 영향력을 중시해 유튜버들만을 위한 별도의 취재 대응을 하기도 한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하지만 유튜브는 극단적인 단어 사용, 편향성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고성국TV'의 보수 정치평론가 고성국씨는 "보통 유튜버들은 자극적인 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문법에 익숙해지면 TV방송은 별로 재미있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이 채널의 한 출연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거짓말을 숨 쉬듯 한다, 어쩌다 저런 나쁜 인간이 됐느냐"고 말했다. 총선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 채널에 출연해 "TV 대신 유튜브를 보는 시대"라며 "100만 명의 시청자로 영향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국 정치에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전했다.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유튜브를 통한 뉴스 소비가 53%에 달해 미국(24%)의 2배 이상이었는데, 정치 유튜브 채널 820개 중 80% 이상에서 증오와 적대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는 구독자 유입을 늘려 유튜버의 수입을 늘리려는 전략"이라면서 "이것이 한국의 정치적인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정치학회의 조사 결과도 실었다. 신문은 "해당 조사에서 자신의 이념과 다른 정치 채널을 '신뢰한다'고 답한 경우가 8%밖에 되지 않았다"며 "한국 시청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편향된 정보에 포위되는 '필터 버블' 현상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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