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나온 文, 안에 남은 朴…"호불호 갈려, 양측 결집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부산 사상구 낙동제방벚꽃길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부산 사상구 낙동제방벚꽃길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180도 다른 총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퇴임 후 ‘잊힌 사람이 되겠다’고 했던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이재영 경남 양산갑 후보 선거캠프 방문을 시작으로 ‘낙동강 벨트’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이 사실상 PK(부산·경남) 선대위원장 역할을 한다는 말도 나온다.

그는 8일 부산 강서에 출마한 변성완 민주당 후보 유세장에 나와 “강서는 우리에게 특별한 곳”이라며 “변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이루지 못했던 그 꿈을 이번에 꼭 당선으로 이뤄주길 기원하면서 여기 왔다”고 했다. 또 “야당 국회의원이 당선돼야 정부를 확실히 감시하면서 주민들 이익을 제대로 개선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명지해안산책로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명지시장에서 변 후보와 점심을 함께 했다. 명지시장은 2000년 16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의 공터 연설로 유명한 곳이다.

앞서 1일에는 자신의 옛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의 배재정 후보를 만나 격려한 데 이어 자신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 출마한 이재영 후보와 나란히 물금읍 벚꽃길을 걸었다. 2일에는 오상택 울산중 후보 지지 유세에서 “칠십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 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했다. 3일에는 부산 금정에 출마한 박인영 후보와 함께 유세했다.

여권에서는 이런 문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전직 대통령 품위를 지켜야 한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악의 정부는 문재인 정부”라고 맞받아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뉴스1

반면 대구 달서갑의 유영하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할 거라 예상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구 달성 사저를 찾아온 한동훈 위원장 등을 만나 30분가량 이야기를 나눈 것이 전부다.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위기에서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당이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다” 등의 언급만 했을 뿐, 정치 현안에 대한 구체적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달 초 유 후보와 지역 전통시장을 방문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일부에서 와전된 것일 뿐 실제로 유세 지원을 계획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은 국가 원로인만큼, 지도자로서의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의 생각이다. 특정 정파를 위해 지원을 호소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의 침묵이 수도권이나 중도층 표심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로 전직 대통령의 행보가 어느 한쪽의 득이나 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적극 나서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사전투표 참여를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안티 정서도 만만치 않은 만큼 보수층의 역결집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