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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공항 재추진…잼버리 파행 8개월만에 '족쇄' 푼 정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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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왼쪽 네 번째)과 전북도의회 의원들이 지난해 9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정부의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방침에 맞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왼쪽 네 번째)과 전북도의회 의원들이 지난해 9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정부의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방침에 맞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만금 SOC 적정성 큰 문제 없어" 

지난해 '잼버리 파행' 이후 국토교통부가 적정성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사업이 무기한 연기된 새만금 국제공항이 다시 추진된다. 총선 이틀 전인 지난 8일 기획재정부가 올해 초 '수시 배정' 대상으로 지정한 새만금 국제공항 327억원,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 116억원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9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국토부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적정성 검토 용역 중간 결과 사업 진행에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국토부는 기재부에 새만금 SOC 사업 행정 절차 재개와 수시 배정 예산 해제를 요청했고, 기재부가 이를 수용했다. 수시 배정이란 기재부가 사업 계획 점검 등을 이유로 예산 집행을 보류하는 제도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각국 대원들이 지난해 8월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조기 철수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와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날 버스 1014대를 동원해 156개국 3만7000여명을 수도권 등 전국 8개 시·도로 대피시켰다. 뉴스1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각국 대원들이 지난해 8월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조기 철수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와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날 버스 1014대를 동원해 156개국 3만7000여명을 수도권 등 전국 8개 시·도로 대피시켰다. 뉴스1

"경제성 부족" 지적도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중순 새만금 신항만 1190억원, 새만금지구 내부 개발 395억원을 먼저 수시 배정에서 해제했다. 애초 두 사업은 국토부 적정성 검토 대상이 아닌데도 수시 배정 예산에 포함돼 지역 사회 반발을 샀다.

정부가 8077억원을 들여 짓기로 한 새만금 공항은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8년 기재부는 새만금 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2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당시 국토부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 새만금 공항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은 0.479였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궐기 대회를 열고 새만금 SOC 예산 삭감과 갯벌 복원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궐기 대회를 열고 새만금 SOC 예산 삭감과 갯벌 복원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잼버리 파행 이후 좌초 위기 

새만금 공항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1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선정돼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이후 국토부는 2022년 6월 새만금 공항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했다. 2024년 7월 착공해 활주로(2500m×45m)와 여객터미널(1만5010㎡)·화물터미널(750㎡) 등을 지어 2029년 개항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총체적 부실 논란 속에 끝나면서 공항 사업도 좌초 위기에 놓였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29일 "공항·철도·도로 등 새만금 SOC 사업 필요성과 타당성, 균형 발전 정책 효과가 적정한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체 점검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2일부터 오는 6월 28일까지 8개월간 한국교통연구원·국토연구원·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1억1300만원 규모 연구 용역을 맡았다. 서울지방항공청이 진행하던 5100억원 규모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 심의도 보류됐다.

지난해 12월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린 '2024년 국가 예산 확보' 관련 브리핑에 앞서 김관영(오른쪽 다섯 번째) 전북지사와 국주영은(오른쪽 두 번째) 전북도의장, 전북 지역 국회의원, 도 관계자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린 '2024년 국가 예산 확보' 관련 브리핑에 앞서 김관영(오른쪽 다섯 번째) 전북지사와 국주영은(오른쪽 두 번째) 전북도의장, 전북 지역 국회의원, 도 관계자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시공사 선정 절차 재개" 

올해 새만금 주요 SOC 10개 사업 관련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애초 중앙 부처 반영액은 6626억원이었으나 기재부 심사 과정에서 5147억원(78%)이 삭감된 1479억원만 반영됐다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2800억원이 복원된 4279억원으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전북자치도는 "새만금 SOC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투자 철회가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도 안팎에선 "'올해 착공은 물 건너갔다'던 새만금 공항 족쇄가 풀렸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중단됐던 새만금 공항 부지 조성을 비롯한 활주로·계류장·관제탑 등을 지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재개할 수 있어서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새만금 SOC 사업 추진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게 인정됐다"며 "올해 새만금 사업 예산 집행이 가능해졌고, 내년도 국가 예산 반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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