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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굽고 커피 내리고…식당·카페 누비는 로봇 점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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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상 파고드는 로봇

두산로보틱스 로봇이 메가커피 점포에서 원두가 담긴 필터를 커피머신에 장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로보틱스 로봇이 메가커피 점포에서 원두가 담긴 필터를 커피머신에 장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봇이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며 음식점 서빙뿐 아니라 호텔에서 셰프를 대신해 스테이크를 굽고 카페에서 바리스타처럼 커피를 내린다. 대기업도 산업용 로봇에 이어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로봇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 건대스타점에서 ‘협동로봇 바리스타’를 시범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 로봇은 기존 메가커피 매장 내 커피 제조 공간 구조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그라인더·반자동 커피머신과 연계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이 로봇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서 다음 추출을 준비하는 연속 동작을 할 수 있어 커피 만드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메가커피는 로봇 바리스타의 효율성과 점주의 가격 부담 등을 조사한 후 본격 도입을 결정할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카페 외에도 교촌치킨·바디프랜드 등 다양한 업체와 협업해 판매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도 순찰·보안·용접 자동화, 푸드테크 기술을 적용한 협동로봇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대기업이 협동로봇까지 손을 뻗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억 달러(약 1조6266억원)에서 2030년 99억 달러(약 13조4194억원)로 연평균 35.1% 성장할 전망이다.

외식 업계는 인건비와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협동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bhc치킨은 최근 LG전자와 튀김로봇 공동사업 추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고온 기름으로 장시간 조리해야 하는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면 안전하고 일관성 있게 튀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롯데리아는 올해 일부 매장에서 주방 자동화 로봇 ‘알파그릴’을 도입해 패티 조리 시간을 5분에서 1분 50초로 줄였다.

간단한 조리 동작뿐 아니라 ‘맛을 살리는’ 기술도 선보인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지난해 5월 호텔 업계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셰프 그릴 로봇’을 도입했다. AI 로봇이 구운 스테이크를 넣은 샌드위치 제품은 지난해 1000개 이상 팔렸다. AI 로봇이 스테이크 맛을 좌우하는 마이야르 반응과 육즙 보존 요소를 분자 센서로 정확하게 분석해 셰프의 손맛을 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실외에서 스스로 배송하는 로봇, 골프장 잔디를 관리하는 로봇, 직접 타이어를 교체하는 로봇 등 다양한 협동로봇이 등장했다.

서빙로봇은 한 달에 30만~50만원 대여료를 내야 하고 치킨 등 조리 로봇은 매달 100만원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로봇이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은 2021년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협업해 치킨 로봇을 도입했지만, 확산 속도는 더디다. 가맹점 4곳만 로봇을 도입했다.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 교수는 “아직 국내 로봇 회사 제품은 비싼 편인데, 단가를 낮추려면 규모의 경제가 일어나야 한다”라며 “정부가 로봇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수출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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