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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이대 성상납' 주장에, 이재명 "역사적 진실" 썼다 삭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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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이재명' 캡처

사진 유튜브 '이재명'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대생 미군 성상납' 관련 주장을 향해 "역사적 진실에 눈감지 말아야"라는 글을 올렸다가 얼마 후 삭제했다. 이 대표의 이런 게시글은 "김활란 초대 총장이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켰다"는 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두둔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준혁 논란의 대반전! '나의 이모는 김활란의 제물로 미군에 바쳐졌다' 증언 터졌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대표가 공유한 영상은 이화여대 동문 10여명이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김활란 초대 총장의 친일·반여성 행위를 직시한다며 가진 기자회견 내용이었다.

회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이화여대에 다닌 1935년생 이모가 미군과 함께 잔디밭에 앉아있는 사진을 봤다"며 "어렸을 때 그 이상한 사진을 보고 좀 놀랐다. 우리 이모뿐만 아니라 여대생들이 미군들과 커플이 돼 집단 미팅을 하는 것과 같은 그런 사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948년 무렵에 바로 그 낙랑클럽(외국인 대상으로 6.25 전쟁 시대에 존재했던 고급 사교클럽), 당시 이모가 졸업한 이후였는지 아니면 재학생 상태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김활란한테 걸렸구나' 하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미군을 사랑하고 미군과 사귄다는 것은 저희 외가의 엄격한 분위기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모가 어머니와 자주 다투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모는 정상적인 청춘을 보내지 못하고 정신분열증에 걸려 오랫동안 시달리다가 40대 후반쯤 시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어 "현수막에 '김준혁 후보 사건, 성상납 망언에 민주당은 사과하라'고 쓰여있는데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됐다. 우리 이모는 김활란의 희생자"라며 "어떻게 김준혁을 사퇴하고 민주당 보고 사과하라고 할 수 있느냐"고 덧붙였다.

회견 주최 측은 또 "해방 후 김활란은 모윤숙(시인이자 친일반민족행위자)과 낙랑클럽을 만들어 한국 여성들이 미국 고위 관료와 미군 장교들을 접대하게 했다"며 "기밀 해제된 미군방첩대 문서에는 '모 일류 여대를 졸업한, 영어를 할 줄 아는 매력적인 여성들로 교양 있는 호스티스', '미군 장교의 정부 노릇을 했다', '낙랑 회원들의 임무는 밤에는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고 불빛을 받으며 고위관리들을 접대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활란의 친일매국 행위는 공인된 사실로 그의 친일 행위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며 "아직 청산되지 못한 부끄러운 과거를 마주하고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이런 영상을 공유하고 1시간 뒤쯤 삭제한 것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구 한 식당에서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와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을 만나 "대단히 놀랍다. 이 대표가 올렸다고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다. 이건 전 국민의 상식과 성평등 의식, 그리고 전 국민이 지금까지 이뤄온 인권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대표 측은 해당 글과 영상이 게시되고 삭제된 과정과 관련해 "실무자의 실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직접 올린 게 아니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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