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송보국’ 일대기 담은 조양호 평전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진그룹은 8일 경기 용인시 하갈동에 있는 신갈 선영에서 조 선대회장 5주기 추모제를 열고 고인의 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을 공개했다. 사진 한진그룹

한진그룹은 8일 경기 용인시 하갈동에 있는 신갈 선영에서 조 선대회장 5주기 추모제를 열고 고인의 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을 공개했다. 사진 한진그룹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일대기를 담은 평전이 9일 공개됐다. 한진그룹은 전날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에 있는 신갈 선영에서 조 선대회장 5주기 추모제를 열고 고인의 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즈모폴리턴』을 공개했다. 추모제에는 조 선대회장 가족을 비롯해 130여명의 한진그룹 임직원이 참석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낸 ‘승부사’

조양호 전 회장은 타고난 승부사였다. 대한항공에 발을 들인 1974년은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인 시절이었다. 곧이어 1978년부터 1980까지 2차 오일쇼크가 대한항공을 직격했다. 조 회장은 선친 조중훈 창업주와 함께 줄일 수 있는 원가는 줄이되 시설과 장비 가동률은 오히려 높이는 전술을 구사했다. 항공기 구매도 계획대로 진행했다. 불황에 호황을 대비한 것이다. 이런 결단은 오일쇼크 이후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 중동 수요 확보 및 노선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카이팀 창설'

항공 시장 자유화와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조 선대회장은 글로벌 항공사 간 협력을 돌파구로 생각했다. 그 시작은 바로 스카이팀 창설이었다. 1990년대 후반 세계 항공업계는 동맹 체제로 재편됐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를, 아메리칸항공은 원월드(One World)를 각각 창설했다. 조 선대회장은 세계 항공업계가 동맹체로 재편되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읽었고 2000년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4개 항공사는 스카이팀(SkyTeam)을 출범시켰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설립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선도 항공사 반열에 올랐다. 스카이팀은 2020년 4월 기준으로 19개 회원사가 170개국 1036개 취항지를 연결하는 글로벌 항공 동맹체로 성장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프랑수아 올랑드 (Francois Hollande)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으로부터 훈장을 받고 있다. 사진 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프랑수아 올랑드 (Francois Hollande)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으로부터 훈장을 받고 있다. 사진 한진그룹

평창동계올림픽 주역

조 선대회장에게 강원도는 특별한 의미다. 조 회장은 1970년 미국 유학 중 귀국해 군에 입대하면서 강원도 화천 소재 육군 제 7사단 비무장지대에서 복무했다. 이후 베트남에 파병돼 11개월 동안 퀴논에서 복무한 뒤 다시 강원도 비무장지대로 돌아왔다. 1973년 7월 만기 전역까지 36개월 간 복무한 뒤 육군 병장으로 전역했다.

조 회장과 강원도의 인연은 동계올림픽으로 다시 이어졌다. 그는 2009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기 시작해 1년 10개월간 50번에 걸친 해외 출장을 다니며 약 64만㎞(지구 16바퀴)를 이동했다. 이 기간 동안 전체 IOC 위원 110명 중 100명을 만나 평창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런 조 회장의 노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이어졌다. 조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12월 한국언론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에서 최고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2년 1월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2018년 1월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에 나선 조 회장. 사진 연합뉴스

2018년 1월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평창올림픽 성화봉송에 나선 조 회장. 사진 연합뉴스

안전과 타협하지 않은 리더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을 위해 그는 항공사의 안전을 강조했다. 현재도 대한항공이 안전에 쏟는 예산은 연간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직원들의 교육 훈련 및 최신 장비 구입, 안전과 관련한 글로벌 트렌드를 수집하기 위한 해외 세미나 참석 등에 지원된다. 대한항공의 이런 안전 관리시스템은 항공안전의 척도인 보험료율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항공 선진국인 미주·유럽 지역의 대표 항공사들보다 보험료율이 낮다.

평전의 추천사는 조 선대회장과 교분이 두터웠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직접 썼다. 손 회장은 “세계 항공 역사에서 조 선대회장과 같이 전문성과 지속가능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경영자는 없다. 단언컨대,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항공 전문가”라며 “그가 타계한 후에도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흔들림 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생전에 탄탄하고 정교하게 갖춰놓은 시스템의 위력을 방증한다”고 적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