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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포근한 ‘벚꽃 총선’, 날씨가 투표율에 영향 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시민들이 6일 경기 양평군 양평실내탁구장 인근 주차장에서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시민들이 6일 경기 양평군 양평실내탁구장 인근 주차장에서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벚꽃에 만개한 가운데 치러지는 4·10 총선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고 따뜻할 전망이다. 이미 사전투표율이 31.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총선일의 화창한 날씨가 최종 투표율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은 전국적으로 비 소식 없이 맑은 완연한 봄 날씨가 예상된다. 일교차는 크지만,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10도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아침 최저기온은 2~10도, 낮 최고기온은 15~20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전망이다.

서울은 아침에는 8도로 다소 쌀쌀하겠지만, 한낮에는 기온이 19도까지 오르면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아침 일찍 투표장에 갈 경우에는 옷을 따뜻하게 입는 게 좋다.

악천후, 총선 투표율에 악영향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전국 단위 선거가 치러지는 날의 날씨는 항상 관심의 대상이었다. 날씨가 투표율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과거에는 선거일 날씨가 좋으면 다른 세대보다 진보적 성향인 20~30대 유권자의 투표율이 낮아진다는 통념이 있었다. 하지만, 2013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되면서 이런 통념은 다소 사그라들었다. 20대 유권자의 사전투표 참여율은 모든 세대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최근에는 맑은 날씨보다 궂은 날씨가 투표율에 영향을 준다는 시각이 많아졌다. 2000년 이후 치러진 6번의 총선 날씨를 보면 세 번은 비가 왔고, 세 번은 맑았다. 18대 총선이 치러진 2008년 4월 9일은 전국에 많은 비, 특히 남부 지방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20대 총선에선 비뿐만 아니라 황사까지 덮치면서 뿌연 하늘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이중 비가 내린 18대·19대·20대 총선의 평균 투표율은 52.8%, 맑은 날씨 속 치러진 16대·17대·21대 총선 투표율은 61.3%로 10%포인트 가까운 차이가 나타났다.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건 맑은 날씨 속 치러진 21대(66.2%) 총선이었다. 반면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건 장대비가 쏟아진 18대(46.1%) 총선이었다.

미국에서도 폭우·폭염·혹한 등 악천후가 정치적 신념이 강하지 않은 정치 저관여층의 투표율을 1%까지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2017년 다트머스대)가 발표되기도 했다.

“화창한 날씨, 투표율에 큰 영향 없다”

8일 오전 서울 중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 동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8일 오전 서울 중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 동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기상 전문가들은 22대 총선일에 벚꽃 나들이를 떠나는 유권자도 많겠지만, 날씨가 투표율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날씨가 좋다고 해서 젊은 층의 투표율이 떨어지거나 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사전투표율이 30%를 넘긴 상황에서 날씨가 화창하다고 해서 최종 투표율이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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