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투표 시작까지 48시간도 채 안 남았다. 그런데도 단일화로 시끄러운 선거구가 있다. 막말 논란으로 국민의힘 공천이 취소되자 탈당한 뒤 출마한 장예찬 무소속 후보와 장 후보 대신 공천장을 거머쥔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한 부산 수영이다.
장예찬 후보는 8일 성명에서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정 후보를 겨냥해 “과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 칼럼을 쓰셨는데, 과연 윤 대통령을 지킬 ‘진짜보수’ 후보인지 의문이 든다”며 “정 후보는 ‘가짜보수’이자 대통령을 흔들 후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날 정 후보는 “당신과 보수의 미래를 위해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라”고 주장했다. 장 후보는 자진 사퇴 주장을 일축하면서 “모든 조건을 양보할 테니 보수 단일화를 하자”고 재차 제안했다.
두 후보가 보수 지지층을 분점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얻는 모양새다. JTBC·메타보이스의 부산 수영 여론조사(4월 2~3일, 무선전화면접)에서 유동철 민주당 후보는 35%의 지지율로 정 후보(27%)와 장 후보(23%)를 앞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부산 수영은 선거구가 설치된 1996년 15대 총선 이후 7번의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6번 승리했다. 나머지 한 번도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당선 후 복당한 유재중 전 의원이다.
여권에선 처음으로 민주당에 의석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져있다. 두 보수 후보 간의 다툼은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장 후보는 2일 “자신이 없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거부하는 것이냐”고 비판했고, 정 후보도 5일 “장 후보는 국민의힘을 팔고, 대통령을 파는 거짓 청년”이라고 받아쳤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부산 전체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미 투표용지가 인쇄돼 만에 하나 단일화되더라도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한쪽이 사퇴해도 투표소 입구에 사퇴 후보 안내가 있을 뿐, 투표용지엔 이름이 그대로 남아있다. 유권자가 사퇴 후보에 투표하면 무효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