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태열 “대북제재 패널 대체할 새 방안, 우방국과 협의 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조태열

조태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을 대체할 새로운 모니터링 메커니즘을 우방국과 함께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패널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오는 30일부로 활동을 종료한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만나 “최근 패널 임무 연장 결의안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중국은 기권)로 부결돼 정부는 러시아 규탄 목적의 유엔 총회 소집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러·북 군사협력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등을 통한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2009년 출범한 전문가 패널은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러시아, 싱가포르 등 8개국에서 파견된 전문가 8명으로 이뤄졌다. 조 장관의 언급은 패널 종료 뒤 중·러를 제외하고 대북 제재 이행에 의지를 보이는 국가 간 연대를 통해 패널의 기능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관건은 기존 전문가 패널에 비견할 권위를 확보하느냐다. 중·러는 자신들이 빠진 새 메커니즘에 대해 비난과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이달 중순 한국과 일본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5일 “주유엔 미국대사의 방한 관련 사항을 미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한·일 방문이 성사될 경우 전문가 패널 임기 종료 후 대북 제재의 지속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정부가 패널 임기 종료 결정 후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해 내놓은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2일 북·러 군수물자 운송에 관여한 러시아 선박 2척 등을 독자 제재했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5일(현지시간) 이도훈 주러 대사를 초치해 “비우호적인 조치”라고 항의했다.

또 러시아 외무부와 중국 외교부는 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8~9일 중국을 공식 방문해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모스크바, 10월 베이징에서 잇따라 만났고, 올 1월에는 전화 통화에서 수교 75주년을 맞아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