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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년 전 만든 목제 소방펌프 경기도 문화재로 등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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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등록문화재 22호로 등재된 남양주 와부소방대 목제 수총기.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기도 등록문화재 22호로 등재된 남양주 와부소방대 목제 수총기.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제 수총기가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등재됐다. 수총기는 사람의 팔로 작동한다는 뜻의 완용펌프로 불리는 수동 화재진압 장비로 현대 소방차의 원조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중기 대표적인 과학자인 관상감 허원 선생이 중국(청)에서 1723년(경종 3년) 처음 도입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경기도 국민안전체험관 소방역사 사료관에 전시된 ‘남양주 와부소방대 목제 수총기’가 지난 5일 경기도 등록문화재 22호에 등재됐다고 7일 밝혔다. 소방과 관련된 유물이 시도등록문화재로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등재된 남양주 와부소방대 목제 수총기는 현존하는 국내 소방펌프 중 가장 오래된 기계식 소방장비다. 대한제국 시절인 1910년 4월에 제작됐다. 소형 자동차만한 크기로 주요 구조부가 나무로 제작됐는데 이는 국내 수총기 중 유일하다고 한다. 독도소방조(서울 뚝섬소방대)에서 사용하다 경기도 양주군 와부소방조로 보내졌다. 1970년대까지 현장에서 사용하다 소방차가 도입되면서 퇴역해 창고에 보관됐다.

이후 2013년 남양주 와부의용소방대 청사에 작은 소방역사 유물전시관이 마련해 전시되기도 했지만 청사 공간 부족으로 전시관이 문을 닫으면서 남양주시립박물관으로 이전해 전시됐다. 하지만 2015년 반환받은 이후 보관 장소가 여의치 않아 한 의용소방대원의 개인 창고에 보관해왔다고 한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수총기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유물발굴 사업을 추진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한 온라인 블로그에 올라온 수총기 사진을 발견하고 소재지를 수소문한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와부의용소방대장 등을 면담해 기증을 요청했다. 와부의용소방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6월 오산시에 있는 국민안전체험관으로 옮겨 전시해왔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전국 소방청사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안양소방서 망루’를 경기소방의 두 번째 문화재로 추진하고 있다. 망루는 적의 침투를 살피는 목적으로 높은 기둥을 세워 만든 시설인데 통신시설이 발달되지 않은 과거엔 화재발견 수단으로도 이용됐다. 1970년대 전화가 보급되면서 거의 사라지고 안양소방서 등에만 일부 남아있다.

1977년 경기 안양소방서 개서식 당시 모습. 우뚝서 있는게 소방 망루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977년 경기 안양소방서 개서식 당시 모습. 우뚝서 있는게 소방 망루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또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소방청사인 옛 수원소방서 청사(현 매산119안전센터 부지)의 보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앞으로 유물발굴과 문화재 등록 사업을 지속 추진해 후손들에게 선조의 정신을 물려 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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