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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의 봄' 영업이익 10배 뛰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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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4호 01면

삼성전자 영업이익 10배 급등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도체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며 시장 전망치를 20%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2월 경상수지도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에 440억 달러(약 59조5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알려진 규모의 두 배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931.25% 증가한 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영업이익 6조5700억원을 기록했는데, 한 개 분기 만에 전년도 전체 이익을 넘어선 것이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1분기 잠정 매출액은 71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4.75% 늘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원대로 복귀한 건 2023년 1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잠정 실적에는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DS) 부문이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한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며 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감산 효과로 가격이 뛰면서 이익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 판매 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낸드는 22~28% 상승했다.

반도체 끌고 폰이 밀었다 “실적 질주 내년까지 이어질 것”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최신 규격의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판매 호조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1분기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가 역대 S 시리즈 사전 예약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흥행에 성공한 것도 도움이 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량은 5700만 대로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8%, 평균 판매단가는 340달러로 30%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미국 마이크론이 앞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까지 더해지며 ‘반도체 봄날’이 다시 왔음이 확실시됐다. 이 때문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역시 수주 증가와 수율 개선으로 올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최대 수주 달성과 하반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질주가 올해를 거쳐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KB증권은 올 한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을 33조~37조원대로, 내년에는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21년 수준(50조원대)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1조4700억원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선두주자인 만큼, 회사의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시장 분석가들의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예상 영업이익을 1조8900억원으로 예측했다.

한편,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2월 경상수지도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8억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1월(30억50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는데, 이는 상품수지(수출-수입)가 66억1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며 1월(42억4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을 키운 덕분이다.

2월 수출액은 52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 늘었다. 승용차와 철강제품 수출이 감소로 돌아선 반면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확대된 영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수출액은 100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3%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감률은 2017년 12월(67.6%)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승용차와 철강제품 수출은 각각 8.2%·8.8% 줄었는데,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서비스수지는 17억7000만 달러 적자로 1월(-26억6000만 달러)보다는 적자 폭을 줄였다.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특허권·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크게 늘면서,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1월(-5억2000만 달러)보다 개선된 4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나면서다. 겨울방학 여행 성수기가 끝나면서 출국자 수가 줄어, 여행 수지도 1월(-14억7000만 달러)보다 소폭 개선돼 13억6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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