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을은 양당 후보가 확정된 직후부터 경기도 최대 격전지로 꼽혀왔다. 보수 텃밭 이미지가 강했던 이곳을 뚫어내고 3선에 도전하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기 때문이다. 험지 개척자와 두 보수 대통령의 참모 간 대결이 갖는 상징성도 크다.
여론조사 결과도 막판까지 안갯속 승부를 예고했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남 분당을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2~3일 실시한 지지도 조사(무선면접)에서 김병욱 후보는 46%, 김은혜 후보는 42%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4%포인트로 오차범위(±4.4%포인트) 안이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5%였다.
동네별로도 두 후보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지역구 동쪽(분당동·수내3동·정자2동·정자3동·구미동)에서 47%가 김병욱 후보를, 41%가 김은혜 후보를 지지했다. 서쪽(수내1동·수내2동·정자동·정자1동·금곡동·구미1동)에선 김병욱 45%, 김은혜 43%로 격차가 더 줄었다.
연령별로 60세를 기준으로 표심이 양분되는 양상이었다. 김병욱 후보는 18~29세(김병욱 45%, 김은혜 29%), 30대(김병욱 51%, 김은혜 30%), 40대(김병욱 61%, 김은혜 35%), 50대(김병욱 53%, 김은혜 38%)에서 우세했다. 김은혜 후보는 60대(김병욱 32%, 김은혜 62%)와 70세 이상(김병욱 20%, 김은혜 70%)에서 김 후보를 2~3배가량 앞섰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당선될 것 같은 후보를 꼽으라는 질문에는 44%가 김병욱 후보를, 41%가 김은혜 후보를 지목했다. 선거 후 개표가 끝날 때까지 두 후보 모두 안심도, 낙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례정당 지지율은 국민의미래 34%, 조국혁신당 21%, 더불어민주연합 20% 순이었다. 소득 수준이나 인구 분포 등을 고려하면 분당을은 여전히 보수세가 강한 편이지만, 이번 총선에서 ‘범(汎)야권 승리’를 내다본 응답(54%)이 과반으로 여당 승리를 전망한 응답(30%)보다 많았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경기 성남 분당갑·을, 하남갑, 화성을, 인천 부평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2~3일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성남 분당갑은 501명(응답률 17.5%), 분당을은 502명(응답률 17.9%), 하남갑은 500명(응답률 14.6%), 화성을은 500명(응답률 11.1%), 인천 부평을은 501명(응답률 12.3%)씩 조사했으며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