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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동료 자녀 위해 달려요"…울산 경찰관들 '1보의 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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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경찰청 차봉근 경정

울산경찰청 차봉근 경정

울산 경찰관들이 달린 만큼 돈을 모아 순직 경찰 자녀에게 기부하는 '1보의 기적' 캠페인에 나섰다. 울산경찰청은 4일 "경찰관이 달리기 동호회 '폴리너즈'를 만들어 지난달 25일부터 런도네이션(running, donation)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폴리너즈는 '폴리스'(경찰)와 '러너즈'(달리는 사람)를 합한 말로, 동호회에는 순경부터 총경까지 참여하고 있다.

순경~총경, 일주일 만에 111명 달리는 중

1보의 기적 참가자는 지난달 25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111명을 넘겼다. 폴리너즈 경찰관들은 자신이 달린 거리와 걸음 수를 세어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 착한 달리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에서 동료들에게 인증한다. 1㎞를 뛸 때마다 100원씩 적립해 한달 단위로 거리를 누적 합산해 기부금을 낸다. 기부금은 경찰청 참수리사랑재단에 입금한다.

경찰 관계자는 "폴리너즈 경찰관이 한 달 동안 100㎞를 달렸다면 1만원을 기부하는 것"이라며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7일간 적립한 마일리지가 500㎞이고, 이달 중 2000㎞를 넘겨 20만원 이상 기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너즈 박지숙(45) 경위는 "운동과 기부를 동시에 할 수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가치있는 달리기, 순직 동료 돕고 싶어"

울산 동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이상민 경사.

울산 동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이상민 경사.

1보의 기적은 울산경찰청 치안정보과에서 근무하는 차봉근 경정(36)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네이버 밴드를 만들어 경찰 내부게시판에 올린 게 출발점이라고 한다. 차 경정은 "경찰청 순직 경찰관 유가족 지원 프로젝트 100원의 기적 소개 동영상을 보고, 가치 있는 달리기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예상보다 많은 동료가 착한 달리기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달부터 범인 체포나 교통 단속 현장 등에서 사망한 순직자 42명 중 미성년 자녀가 있는 유족을 돕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착한 발걸음 기부

대구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대구시 제1호 건강기부계단(왼쪽)’ 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촬영본이다. 중앙포토

대구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대구시 제1호 건강기부계단(왼쪽)’ 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촬영본이다. 중앙포토

이같은 런도네이션 '착한 발걸음' 기부는 전국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오는 20일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123층까지 계단을 오르는 수직마라톤대회 '2024 스카이런(SKY RUN)'을 개최한다. 대회 참가비는 전액 소아재활전문병원에 전달, 재활치료 어린이들을 위한 재활센터 건립과 운영기금으로 쓰인다. 오는 27일엔 부산 해운대구 대천공원 일원에서 착한 걷기 대회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이 열린다. 한국도시가스협회가 주최하고 전국 34개 도시가스사가 참여하는데, 대회 참가비 전액 사회복지기관에 기부된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만큼 일정 금액을 적립해 취약계층을 돕는 '건강기부 계단'도 전국 지자체 청사, 전국 지하철 역사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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