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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역주행 쇼크…4년만에 판매량 '뚝' 전기차 왕좌 뺏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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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테슬라가 휘청이고 있다. 시들해진 전기차 인기에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4년 만에 감소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기업의 약진도 매섭다.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쌓아온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테슬라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올 1분기 38만6810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인도량(42만2875대)과 비교해 8.5% 감소했다. 사진은 테슬라 로고. 중앙포토

테슬라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올 1분기 38만6810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인도량(42만2875대)과 비교해 8.5% 감소했다. 사진은 테슬라 로고. 중앙포토

테슬라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올 1분기 38만6810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인도량(42만2875대)과 비교해 8.5% 감소했다. 분기 기준 인도량이 40만대 밑으로 떨어진 건 2022년 3분기(34만3830대)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은 “(전 분기 대비) 차량 인도량이 감소한 건 코로나19로 공장 운영에 차질이 생긴 2020년 2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분기마다 생산량(Production)과 인도량(Deliveries)을 각각 공시하는데 인도량을 판매량으로 바꿔도 무리가 없다. 테슬라는 “인도량 감소는 모델3 업데이트 등으로 캘리포니아 공장의 초기 생산 가동이 중단된 게 이유”고 설명했다.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166.63달러에 장을 마감해 직전 거래일 대비 4.9% 하락했다. 판매량 감소 공시에 실망한 매물이 시장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테슬라의 1분기 판매량이 45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이에 크게 못 미쳤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판매량 감소는 예상된 결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 하락세가 완연하다. 그만큼 전기차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의미다. 홍해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테슬라 독일 공장에 제때 부품이 공급되지 못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독일 공장에선 올 1월 말부터 2주 동안 전기차를 생산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 인근 타이창 항구에서 BYD의 수출용 전기차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BYD는 지난해 4분기에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세계 1위에 올라섰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 인근 타이창 항구에서 BYD의 수출용 전기차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BYD는 지난해 4분기에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세계 1위에 올라섰다.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가 주춤한 것도 테슬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비야디(BYD)는 1만 달러(1350만원) 이하의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테슬라를 위협하는 중이다. 여기에 가전 기업 샤오미도 개발 착수 3년 만에 5000만원 대 전기차 SU7을 지난달 출시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중국 판매량이 감소하자 상하이 공장 직원들의 주당 근무 일수를 6.5일에서 5일로 조정했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라이벌인 중국 BYD와 한국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온라인 중심 판매와 애프터서비스 부족 등은 테슬라 고객의 오래된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이 감산에 나선 건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라고 봤다.

중국 샤오미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차 SU7. 판매가는 50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샤오미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차 SU7. 판매가는 50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선 일본車 선전 

이런 가운데 올 1분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선 일본 기업이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토요타는 올해 1분기 미 시장에서 48만662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40만1306대) 대비 21.3% 성장했다. 혼다는 같은 기간 30만3451대를 팔아 전년 동기(25만1042대)보다 20.9% 더 팔았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1분기 59만55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5%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37만9203대를 판매해 지난해 1분기(38만2354대) 대비 0.8% 줄었다. 자동차 업계에선 일본 기업의 판매량 선전에는 하이브리드 모델 인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현대차그룹은 미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인기가 계속되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PHEV) 모델 확대 등을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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