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EBS ‘공감’ 이 뽑은 명반 100…“순위는 없다, 음악은 경쟁이 아니니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EBS의 장수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을 연출하는 황정원 PD. [사진 EBS]

EBS의 장수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을 연출하는 황정원 PD. [사진 EBS]

EBS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이하 ‘공감’)이 20주년을 맞아 ‘명반 100’ 프로젝트를 펼쳤다. 2004년부터 2023년까지 발매된 모든 앨범(EP 포함) 가운데, 음악성만을 기준으로 ‘명반 100’을 선정했다. 김광현 월간 재즈피플 편집장, 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 박준우 대중음악평론가, 박정용 벨로주 대표를 비롯한 11명의 선정위원이 참여해 최대 4차 심사까지 거쳤다.

원더걸스 ‘리부트’, 에프엑스 ‘핑크 테이프’, 샤이니 ‘더 미스콘셉션 오브 어스’, 악뮤 ‘플레이’, 방탄소년단 ‘러브 유어셀프 결-앤서’, 뉴진스 ‘뉴진스’ 등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히트곡 ‘아임 유어스’를 최초 공개한 팝스타 제이슨 므라즈. [사진 EBS]

히트곡 ‘아임 유어스’를 최초 공개한 팝스타 제이슨 므라즈. [사진 EBS]

지난달 27일 경기도 일산 EBS 사옥에서 만난 ‘공감’의 연출자 황정원PD는 “‘공감’은 한 번도 쉽게 간 적이 없었다. 음악 프로그램 특성인 저조한 시청률, 무료 공연의 한계에 부딪혀가며 어렵게 버텨왔다. 숱한 폐지 위기를 거쳐 무사히 스무 살을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공감’은 6월부터 명반의 탄생 배경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공개할 예정이다.

2004년 4월 1일 시작한 ‘공감’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출연해 약 150석의 소규모 공연장에서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3100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에 47만2000여 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2006년 은퇴 무대를 가진 가수 신중현. [사진 EBS]

2006년 은퇴 무대를 가진 가수 신중현. [사진 EBS]

그간의 라인업은 쟁쟁하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은 2006년 방송 활동 은퇴를 선언하고 고별 무대를 ‘공감’에서 가졌다. 2015년 출연한 가수 김준수는 6년만의 음악 방송에 감격하며 눈물을 보였다. 미국 유명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는 히트곡인 ‘아임 유어스(I’m Yours)’를 이곳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빅뱅 출신 가수 태양은 “좋아하는 ‘공감’에 꼭 출연하고 싶었다”며 지난해 밴드 편곡의 단독 무대를 꾸몄다.

‘공감’이 발굴한 밴드도 있다.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좋아서 하는 밴드, 데이브레이크, 로맨틱 펀치, 몽니, 실리카겔 등은 ‘공감’의 신인프로젝트 ‘헬로루키’ 출신들이다.

6년 만에 음악방송에 출연한 가수 김준수. [사진 EBS]

6년 만에 음악방송에 출연한 가수 김준수. [사진 EBS]

그런 ‘공감’이지만 스무 돌 행사는 조용한 편이다. 라이브 공연은 예정된 것이 없고, 방송은 아카이브를 활용한 편집본(‘곳간’ ‘틈’ 시리즈)으로 채우고 있다. 자금난 때문에 주 5회였던 라이브 공연 횟수가 지난해 주 1회로 줄고, ‘헬로루키’도 중단하는 등 현실적 문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황 PD는 ‘명반 100’ 프로젝트에 대해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뭐라도 해보고 싶었다. 마침 1980~90년대 명반들은 알려진 것들이 많은데 2000년대에서 꼽은 명반은 없더라. ‘공감’ 20주년에 맞춰 20년 동안 멋진 음악을 선물해준 음악가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편지로 받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정된 100개 앨범에 순위는 없다. “음악은 경쟁이 아니란 의미”에서다. 황 PD는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2000년대에 다양한 음악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