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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에서 7시간 줄담배…도봉구 아파트 화재 비극 만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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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뉴스1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뉴스1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2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의 피의자가 사건 당일 7시간 동안 방안에서 줄담배를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 김재혁)는 3일 이 아파트 301호 거주자 김모(78)씨를 중실화·중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25일 작은방에서 7시간 동안 바둑 영상을 보며 계속 담배를 피우다 오전 4시 59분 불씨를 완전히 끄지 않고 방에서 나갔다.

꽁초에 남아 있던 불씨는 방에 있던 신문지·쓰레기봉투 등으로 옮겨붙었고 아파트 동 전체로 번졌다.

김씨의 집에는 플라스틱 용기 등 각종 생활 폐기물과 쓰레기가 곳곳에 방치돼있어 작은 불씨만으로도 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탄절 새벽에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진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지난해 12월 26일 경찰과 소방 당국이 합동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탄절 새벽에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진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지난해 12월 26일 경찰과 소방 당국이 합동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김씨가 평소 아파트 관리소에서 실내흡연 금지 안내방송을 해왔음에도 방에서 수시로 담배를 피우며 안전불감증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아파트 방화문이 상시 개방돼 있었던 데다, 불이 났을 때 김씨가 현관문과 방문을 연 점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봤다.

검찰은 “거실에 연기가 차기 시작하자 (김씨가) 현관문과 방문을 활짝 열어 다량의 공기가 유입돼 화재가 커졌다”며 “그런데도 화재가 동 전체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 없이 거실 창문을 통해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화재로 생후 7개월 된 딸을 안고 뛰어내려 숨진 4층 거주자 박모(33)씨 등 2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다쳤다. 재산 피해는 약 10억원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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