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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필수의료 분야 더 많이 받도록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선"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연합뉴스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보상을 늘리기 위해 건강보험 지불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3일 기자들과 만나 "행위별 수가제도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원가 보상률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상대가치 수가 집중 인상과 보완형 공공정책 수가, 대안적 지불제도 도입 확대 등을 통해 보상 체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가'는 건강보험에서 의료기관 등에 의료서비스의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이다.

국내 수가제도는 진찰, 검사, 처치 등 의료행위별로 수가를 매겨 대가를 지급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근간으로 한다. 행위별 수가는 의료행위의 가치를 업무량과 인력, 위험도 등을 고려해 매기는 '상대가치점수'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원, 의원, 약국 등 기관별로 매년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환산지수'를 곱하고, 각종 가산율을 반영해 책정된다.

이 제도는 의료행위를 많이 할수록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치료 결과보다는 각종 검사나 처치 등의 행위를 늘리는 데 집중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술과 입원, 처치 등의 상대가치는 저평가됐지만, 영상이나 검사 분야는 고평가돼 필수진료 과목의 약화로 이어지거나,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필수의료 등 저평가된 의료 서비스 항목에 대한 '집중 수가 인상' 구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 국장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산하 의료비용분석위원회에서 매년 의료비용 분석 조사를 해 저평가된 분야의 수가를 올리고, 고평가된 분야의 수가는 줄이는 등의 작업을 할 것"이라며 "통상 상대가치점수 조정이 6∼7년마다 이뤄져 공백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2년마다 조정하려고 하다"고 말했다.

행위별 수가제도가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보상을 보완하기 위해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의료 서비스의 난이도와 위험도, 시급성, 숙련도, 대기와 당직 등 진료 외 소요 시간, 지역 격차 등을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예를 들어 분만 수가가 60만원이 채 안 되는데, 지역에서 분만하면 지역 수가 55만원과 안전정책수가 55만원 등 총 110만원을 추가로 받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증·필수의료에 투입된 비용을 사후에 보상하는 '대안적 지불제도' 도입도 확대한다. 아직 법적 근거가 없는 보상체계임에 따라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기관에 차등 보상을 할 계획이다.

환자의 의료 과다 이용을 방지하기 위해 '본인부담 차등제'도 도입한다. 연간 외래진료이용 횟수가 180일을 넘길 경우 의료 과다 이용자라고 통보하고, 365일이 넘어가면 본인부담률을 90%로 상향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할 방침이다. 의료기관 이용 횟수가 현저히 적은 사람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연간 의료 이용이 4회 미만으로 현저히 적은 사람에게는 전년에 납부한 보험료의 10%를 바우처 형태로 되돌려 주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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