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동훈 "55곳 박빙, 밀리면 개헌선 위태…일베 이재명, 제주 이용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강원도 원주시 단구동에서 22대 총선 원주갑 박정하 후보와 원주을 김완섭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강원도 원주시 단구동에서 22대 총선 원주갑 박정하 후보와 원주을 김완섭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우리 판세 분석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전국 55곳에서 박빙으로 이기거나 지고 있다”며 “여기서 이기면 국민의힘이, 여러분이 승리하겠지만 반대로 밀리면 개헌선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4·10 총선 판세와 관련 구체적 수치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충주 유세 현장에서 “지금 총선 판세는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라며 “박빙 지역에서 무너져 (개헌) 저지선마저 뚫리면 많은 사람이 피땀 흘려 이룬 대한민국의 성과를 모두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산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최근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진행했지만 한 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구체적 결과에 대해선 함구해왔다. 하지만 최근 여권에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국민의힘 후보들의 불안감도 증폭되자 개헌 저지선(100석)을 언급하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던 ‘큰절 유세’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충북 제천과 강원 원주 유세에서 “누가 저한테 ‘옛날에 국민의힘 계열(정당)이 계속했던 것처럼 선거 막판에 큰절을 하자’고 했다”며 “범죄자와 싸우는 데 왜 큰절을 하느냐. 서서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냥 ‘읍소하는 절을 하자’는 사람들에게 저는 ‘시민들이 원하면 절이 아니라 뭐든지 할 수 있는데, 범죄자와 싸울 때는 절하는 것보다 서서 죽을 각오로 진흙밭에 구르며 끝까지 시민을 위해 싸우는 게 맞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전투표(5~6일)를 이틀 앞둔 이날 한 위원장은 충북→강원→경기 순으로 격전지를 돌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사전투표는 출정식이다. 기세를 보여달라”며 “국민의힘과 정부가 강력히 주장해 수개표를 병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부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선 ‘부정 선거’를 우려해 사전투표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는데, 그런 지지층을 안심시키기 위해 연일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 후보들은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일제히 투표키로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강원 춘천 명동거리를 찾아 유권자들에게 김혜란(춘천갑), 한기호(춘천-철원-화천-양구 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강원 춘천 명동거리를 찾아 유권자들에게 김혜란(춘천갑), 한기호(춘천-철원-화천-양구 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향한 ‘이조 심판’ 메시지도 계속됐다. 한 위원장은 이날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한 이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4·3 학살의 후예”라고 지칭한 데 대해 “이 대표야말로 제주 역사의 아픔을 이용만 해왔지 실제로 아픔을 보듬기 위해 행동한 것은 없다”며 “이 대표는 본인도 인정하다시피 일베(일간베스트,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출신”이라고 역공을 폈다. 한 위원장은 유세 일정으로 이날 추념식에 불참했고, 국민의힘에선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 위원장은 충주 유세 현장에선 “이 대표가 나경원 (서울 동작을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나베’라고 했다”며 “이는 극단적 여성 혐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별명을 생각해보라”며 “그렇게 뼛속까지 찬 여성 혐오를 가지고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나”라고 직격했다. 전날 이 대표는 서울 동작을 류삼영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 과정에서 나 후보를 향해 “‘나베’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라고 말했다. ‘나베’는 나 후보와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이름에서 따온 멸칭이다. 또한 나베는 일본어로 냄비라는 뜻으로성적 비하의 의미도 담고 있다.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연일 나서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역대 대통령 중 퇴임하자마자 총선판에 나와 선거운동 하는 사람을 봤냐”며 “우리가 왜 정권 교체를 했나. 문재인 정권이 나라를 망쳐서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방문해 박인영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는 등 최근 2주 동안 민주당 후보 7명을 지원했다.

인구부 산하에 청년청 신설 공약

한 위원장은 이날 “인구부 산하에 청년청을 둬서 청년 정책을 통할하게 할 것”이라며 “청년의 정치 참여와 권익을 맨 앞에 두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에 흩어진 저출산 정책 업무를 통합해 부총리급의 인구부를 신설하는 계획을 이미 공약했다.

김경율-홍준표 충돌…“洪, 韓 경쟁자로 의식해 꼬투리” vs “총선 끝나면 사라질 사람들”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홍준표 대구시장 발언을 하나하나 보면 한동훈 위원장을 상당히 의식하더라”며 “뭐 하나라도 꼬투리를 잡고 접점을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고 했다. 이어 다른 출연자가 ‘차기 대선 후보 경쟁자라고 생각해서 그렇다는 건가’라고 묻자 김 비대위원은 “그런 것 같다. 이 분의 낚시에 대해서 낚일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참견한 이유는) 선거를 단 한번도 해보지 않은 초보 대표에 초선 사무총장, 정치도 모르는 공관위원장까지 모여서 하는 짓들이 한심해서 그렇다”며 “이번 총선 끝나면 사라질 사람들이 천방지축 날뛸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고 되받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