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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원년 MVP 정대영, 25년 간 정든 코트 떠난다

중앙일보

입력

3일 현대건설전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며 기뻐하는 GS칼텍스 정대영. 사진 한국배구연맹

3일 현대건설전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며 기뻐하는 GS칼텍스 정대영. 사진 한국배구연맹

여자 프로배구 최고령 선수였던 GS칼텍스 미들블로커 정대영(43)이 25년 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GS칼텍스는 정대영이 2023~24시즌을 마치고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3일 전했다. 정대영은 여자배구 레전드다. 양백여상을 졸업하고, 1999년 실업팀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2005년 프로 출범원년엔 공격과 블로킹은 물론 리시브까지 가담하면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MVP도 그의 차지였다. 이듬해엔 센터로 후위공격상을 받기까지 했다.

2007년 FA로 GS칼텍스로 이적한 뒤에도 꾸준히 활약하며 2007~08시즌, 13~14시즌 2차례 우승을 견인했다. 07~08시즌에는 챔프전 MVP도 수상했다. 2014년 도로공사로 이적한 뒤에도 2번 정상을 밟았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FA로 친정팀 GS칼텍스로 돌아왔던 정대영은 부상 여파로 22경기 57득점에 그쳤다. 결국 실업팀 포함 25년간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프로배구 GS칼텍스 정대영(왼쪽)과 딸 보민양. 사진 정대영

프로배구 GS칼텍스 정대영(왼쪽)과 딸 보민양. 사진 정대영

정대영은 V리그에서 보기 드문 '엄마 선수'였다. 2007년 결혼해 3년 뒤인 29세에 딸 김보민(13) 양을 낳았다. 출산 이후 한 시즌만 쉬고 4개월 만에 돌아와 팀에 합류했고, 15년을 더 뛰었다. 딸과 함께 선수로 뛸 수는 없게 됐지만 40대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정대영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은퇴를 여러 번 생각했지만 시점이 다가오니 고민이 많았다"며 "사랑하는 팬들 앞에서 다시 선수로 뛸 수 없다는 것이 은퇴를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래도 항상 정대영이라는 선수를 잊지 않아 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GS칼텍스는 2024~25시즌 중 정대영의 은퇴식을 통해 그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할 예정이다. 향후 지도자와 해설위원 등을 두고 진로를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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