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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거부’ 송영길, 구치소서 총선 ‘옥중 연설’ 녹화 요구

중앙일보

입력

돈봉투 살포 혐의를 받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뉴스1

돈봉투 살포 혐의를 받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뉴스1

송영길(61) 소나무당 대표가 지난 1일에 이어 3일 오전 진행될 예정이었던 돈 봉투 사건 재판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송 대표가 총선용 방송연설을 ‘옥중 녹화‘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송 대표는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 안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TV방송연설을 녹화하게 해달라고 법무부 교정본부에 요청했다.

법무부 측은 송 대표의 요구에 방송연설 녹화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부 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71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는 소속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자의 정견, 기타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발표하기 위해 선거운동 기간 중 텔레비전 및 라디오 연설을 할 수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1회 10분 이내에서 지역방송시설을 이용해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별 각 2회 이내 연설이 가능하다.

송 대표는 구속 후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했고, 지난달 11일 광주 서구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구치소 안에서 선거 후보자가 방송연설을 녹화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2004년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옥중 출마한 박주선 전 의원이 교정당국 허가를 받아 옥중 방송연설을 한 바 있다. 당시 무소속이던 박 전 의원은 서울구치소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TV 연설을 촬영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의원의 전례와 송 대표가 미결수라는 점 등을 들어 법무부가 연설 녹화를 막을 근거가 마땅히 없다는 의견이다. 법무부가 옥중 녹화를 허용할 경우 송 대표의 연설은 4일 방송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허경무)는 이날 오전 송 대표 사건의 7차 공판기일을 열었다가 피고인 측이 전원 불출석하자 16분 만에 종료했다. 구속 상태인 송영길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송 대표의 변호인단 14명도 모두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전날 변호인을 통해 “보석청구 기각 등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한 입장에서 저항권의 하나로서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일에 잡혀 있던 공판기일에도 법원까지 도착했다가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까지는 연기하되 다음 재판부터는 ‘불출석 재판’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선거가 끝나면 심리적 불안감도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며 총선이 끝난 뒤 4월 15일 재판을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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