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스스로 공무원이라고 밝힌 A씨가 딸의 휴대전화 화면을 찍은 사진 3장을 게시했다. A씨는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겪은 일″이라며 ″학폭 신고감인지 봐 달라″고 부탁했다. 사진 '블라인드' 캡처
초등학생 딸을 둔 학부모가 딸의 휴대전화에서 학교 폭력 피해 정황을 포착했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지난 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스스로 공무원이라고 밝힌 A씨가 딸의 휴대전화 화면을 찍은 사진 3장을 게시했다. A씨는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겪은 일"이라며 "학폭 신고감인지 봐 달라"고 부탁했다.
대화방에서 A씨 딸의 동급생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야 XX, 너 나랑 OO(게임)에서 똑같은 거 사지 말라고 개XX야"라며 "진짜 네 애X 애X 죽여줘? XX 좋게 했더니 내가 만만하냐? 너 월요일에 학교 화장실로 와. 죽여줄게"라고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합기도에 네가 오라고 하도 졸라서 갔더니 사범님이랑 관장님한테 이르냐? XX아, 사람도 안 된 새X야, 너 지금 캐릭터 안 바꾸면 너네 집 찾아가서 애X 애X 죽여버린다. XX아"라며 거친 욕설을 이어갔다.
또 A씨의 딸이 메시지를 빨리 읽지 않자 "XX 읽으라고. 개보다도 못한 미XX아. 지금 안 읽으면 너 오늘부터 왕따 되고 여우라고 소문낼 것"이라고 닦달했다. 약 4시간 뒤 A씨의 딸은 "나 잤었음"이라고 짧게 답장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무조건 신고해야 한다", "요즘 애들 너무 무섭다", "신고감 맞다. 무슨 초등학생이 욕을 저렇게 살벌하게 하나", "담임한테 얘기하고 부모 소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신고해 봤자 피해 학생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가해자를 벌주는 것이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약하다. 차라리 경찰 신고를 하거나 저쪽 부모에게 말하고 사과를 받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학폭으로 교육청 가봤자 '1호 서면사과' 나오는데 정해진 양식도 없어서 '미안해' 세 글자만 써서 전달한 것도 봤다. 여기서 더 제재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서 그걸로 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경찰이 검거한 학교폭력 관련자들 가운데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학폭 검거자 1만 1331명 중 초등학생은 572명(5.0%)이었는데, 2021년에는 전체 1만 1968명 중 초등학생이 858명(7.2%), 2022년에는 1만 4436명 중 1399명(9.7%)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