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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외로워서" 17살의 거짓말…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한국서 아시아 초연

중앙일보

입력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아시아 최초 한국(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토니어워즈 6관왕,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은 이 작품은 2021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 에스앤코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아시아 최초 한국(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토니어워즈 6관왕,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은 이 작품은 2021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 에스앤코

17살 외톨이 소년이 스스로에게 쓴 절절한 편지가, 엉뚱하게도 자살한 문제아의 유언장으로 오인된다. 투명인간 같던 소년은 죽은 학생의 유일한 친구로 둔갑하며 학교 유명인사가 된다. 처음으로 여자친구, 새 가족도 얻는다. 그저 잠시 행복하고 싶어서 한 거짓말은 SNS를 타고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토니상 작품상‧극본상 등 6관왕 수상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지난달 28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아시아 초연(연출 박소영, 음악감독 양주인)의 막을 올렸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개막 #6월까지 한국서 아시아 초연 #토니상 6관왕 브로드웨이 히트작

2015년 미국 워싱턴 DC 초연 2년만에 뉴욕 브로드웨이까지 휩쓸어버린 작품이다. “극장에서 그렇게 많은 흐느낌을 들은 적 없다”는 뉴욕타임스 호평이 한국 초연 첫날부터 객석에 재현됐다.

“디어 에반 핸슨, 오늘은 좋은 하루가 될 거야! 왜냐하면….” 다친 팔 기브스에 쾌유 기원 낙서를 해줄 친구 하나 없던 에반 핸슨(김성규‧박강현‧임규형)의 ‘셀프 위로’와 이면의 고독, 사람들 앞에 설 때의 쭈뼛대는 떨림 등이 뮤지컬 넘버 15곡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아시아 최초 한국(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토니어워즈 6관왕,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은 이 작품은 2021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 에스앤코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아시아 최초 한국(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토니어워즈 6관왕,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은 이 작품은 2021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 에스앤코

오해를 바로잡지 않는 핸슨의 잘못된 선택, 불안장애를 미화한 듯한 대목은 북미 현지 공연과 2021년 할리우드 동명의 영화, 영국 웨스트엔드, 호주·핀란드 등 해외 공연에서도 비판받은 터다. 영국 타임아웃은 이 작품을 “고등학생판 ‘파우스트’”라 표현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관객이 핸슨을 포기하지 않고 몰입하게 된다. 영화 ‘라라랜드’(2016) ‘위대한 쇼맨’(2017) ‘알라딘’(2019) 등으로 이름난 음악팀 ‘파섹 앤 폴’(벤지 파섹‧저스틴 폴)의 힘이 크다. ‘디어 에반 핸슨’으론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았다.

초반부 핸슨이 평생 무시당할 운명일지 자조하며 “난 시작도 하기 전에. 멈추는 법을 배웠다”고 노래하는 ‘Waving through a Window(창밖으로 손을 흔들어)’은 가사와 대조되는 밝은 선율로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핸슨이 자신처럼 외톨이였던 자살학생 코너를 위한 가짜 추모사에서, 어쩌면 스스로를 위해 내지르는 넘버 ‘You Will Be Found(널 찾을게)’는 발라드에 스윙‧재즈를 결합한 폭발력을 낸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박소영 연출, 한정석 작가가 한국어 번안 대본으로 다시 뭉쳤다.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아시아 최초 한국(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토니어워즈 6관왕,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은 이 작품은 2021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 에스앤코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아시아 최초 한국(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토니어워즈 6관왕,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은 이 작품은 2021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 에스앤코

화려한 쇼 장면 없이 드라마를 강조한 작품이다. 일상적 대사와 노래를 물 흐르듯 오가는 배우들의 창법은 관객에게 쉴 새 없이 말을 거는 듯하다. 뮤지컬이 생소한 관객도 끌어당길 만하다. 타이틀롤은 아이돌그룹 인피니트 출신 뮤지컬 배우 김성규, 동명 영화 개봉당시 한국어판 주제가를 부른 박강현, JTBC ‘팬텀싱어4’(2023)로 눈도장 찍은 임규형이 번갈아 맡았다.

어릴 적 아빠는 집을 나가 딴살림을 차리고, 엄마는 일로 바쁜 데다 넉넉지 않은 형편의 핸슨이 부유한 코너 가족의 아들이 된 듯한 가짜 행복에 빠졌다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성장담이기도 하다. 극중 추모 모금 사업 ‘코너 프로젝트’는 서로 알고 싶은 부분만 노출하고 직접적인 인간관계는 단절된 요즘 SNS의 신기루 같은 소통방식을 보여준다. 무대 배경에 크고 작은 ‘SNS 소통창’을 매단 무대미술도 볼거리다.

2일 ‘인터파크’ 예매사이트 관객평점은 10점 만점에 9.8점. “기가 죽은 듯한 몸짓, 불안한 눈빛, 제어 안 되는 표정…과장된 연기가 아닌데도 눈물이 났다” “인물들의 결핍이 이해된다” 등 호평이 이어진다. 공연은 6월 23일까지.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아시아 최초 한국(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토니어워즈 6관왕,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은 이 작품은 2021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 에스앤코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3월 28일부터 6월 23일까지 아시아 최초 한국(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토니어워즈 6관왕, 그래미어워즈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은 이 작품은 2021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 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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