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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전 이어 하남 초등학교 급식표도 "투표는 국민의 힘"

중앙일보

입력

맘카페에 올라온 경기도 하남시의 한 초등학교 급식 식단표 사진. [온라인 캡처]

맘카페에 올라온 경기도 하남시의 한 초등학교 급식 식단표 사진. [온라인 캡처]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급식 식단표에 ‘투표는 국민의 힘’이 적힌 이미지를 넣었다가 논란이 일자 식단표를 다시 공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1일 오후 한 맘 카페에는 “OO초 급식표에도 투표는 국민의힘 이라고 쓰여 있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며칠 전 급식표가 나왔는데 오늘 또 급식 알리미가 오길래 이상해서 보니까 ‘투표는 국민의 힘’이라는 문구를 지우고 새로 보내준 거더라”며 급식 식단표 이미지를 공유했다. 이 식단표를 보면 4월 10일 선거일란에는 한 소녀가 투표용지를 들고 있고, 소녀의 머리 위에 ‘투표는 국민의 힘’이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가 들어가 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뉴스도 떠들썩하게 나온 이후인데 무신경하게 가져다 쓴 것 같다”, “(국민의힘) 깨알 홍보다”, “27일 뉴스에서 대전 초등학교 이야기가 나왔고, 4월 1일 오후 3시 이후 수정된 식단표가 올라왔는데, 빠른 조치는 아니었던 것 같다” 는 댓글을 남겼다.

식단표를 작성한 A초등학교 영양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뉴스를 보고 나서야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게 됐다”며 “주말 내내 실수를 저지른 사실에 괴로워하다가 뒤늦게 학교에 자초지종을 말하고 이미지를 수정했다. 평소 네이버 검색을 통해 식단표에 넣을 이미지를 찾는데, ‘선거일’을 검색했더니 해당 이미지가 나와서 별 생각 없이 넣었다.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식단표가 26일 배포됐고, 28일에 수정본을 만든 후 1일에 학부모들에게 공지했다”며 “의도가 있는 행위는 아니었다고 해서 별도로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대전의 한 초등학교 식단표에도 ‘투표는 국민의힘’이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가 4월 10일 식단표 란에 들어가 있어 교육청이 조사에 나선 바 있다. 대전교육청 측은 “식단표 배포 다음 날 선거관리위원회와 감사실에서 경위 조사에 나섰고, 정치적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모든 학교에 ‘정치적 중립 의무를 철저히 지켜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29일 민주당 측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며 “선관위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교 급식 식단표가 ‘정치 개입 논란’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에도 부산 기장군 한 중학교에서 ‘투표는 국민의힘’이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를 식단표에 첨부해 학부모가 선관위에 학교를 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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