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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위성 기술' 지적 의식했나...'독자' '우리식' 강조 北 "여러 개 더 발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지난해 11월 21일 밤 군사 정찰위성인 '만리경-1호'를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11월 21일 밤 군사 정찰위성인 '만리경-1호'를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부국장이 1일 독자적 능력을 강조하며 올해 여러 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추가 군사 정찰위성 발사 준비가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가운데 북한이 남북의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해 대내외 메시지 발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에 도발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박경수 부총국장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창립일을 맞아 전날 진행한 기자와의 회견에서 "지난해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됨으로써 국가방위력 강화에서 커다란 진전이 이룩되었으며 올해에도 여러 개의 정찰위성 발사를 예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우주산업 장성이 세계적인 경제 및 과학기술 강국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지름길 개척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종합적 국력의 시위로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독자적인 우주개발에 지속적인 박차를 가해 우주 강국을 반드시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지난 10년간 "나라의 우주 정복 활동을 줄기차게 견인했다"며 "많은 기술적 문제가 우리 식으로 해결된 것을 비롯해 응용 기술을 국방건설과 경제건설, 인민 생활 향상에 도입하기 위한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위성 개발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성과을 추동하고 우주 인재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군사 정찰위성 개발이 정상적인 우주개발 계획에 따른 절차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기술적 문제를 '우리 식'으로 해결했다고 강조한 것은 탄약·포탄 지급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위성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만리경-1호 발사에 성공한 것이라는 지적을 반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의 목적과는 무관하게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어떠한 위성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영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는 점을 분명하게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박경수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지난해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밝힌 우주개발 기조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원회의 결과보고를 통해 "2024년에 3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쏴올릴 데 대한 과업"을 천명한 바 있다. 다만 박경수는 위성 개수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 등에서 정찰위성을 탑재할 1∼3단 추진체의 연소 시험을 진행한 것을 확인하는 등 위성 발사 징후를 포착해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고 있다. 앞서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에 추가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4월 초에는 우리 군의 2차 군사 정찰위성 발사, 22대 총선과 함께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 최대 명절로 기념하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태양절)이 포진해 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남측의 정치·군사 일정을 의식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기술적인 준비 상태가 인공위성 발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기상 여건이나 대내외 메시지 발신 효과를 고려해 '디데이'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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