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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71위 예거의 승리…'1위' 셰플러 3연속 우승 좌절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코티 셰플러가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한 볼을 바라보고 있다. 2m도 안 되는 거리에서 그의 버디 퍼트는 들어가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가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한 볼을 바라보고 있다. 2m도 안 되는 거리에서 그의 버디 퍼트는 들어가지 않았다. AP=연합뉴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의 3개 대회 연속 우승이 좌절됐다.

세계랭킹 71위 슈테판 예거(독일)는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장(파70)에서 벌어진 PGA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예거는 2부 투어에서 6승을 기록했으나 2018년부터 뛴 PGA 투어에서는 135경기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셰플러는 공동 선두로 출발했으나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한 타 차 공동 2위에 머물렀다.

한동안 뜨겁던 셰플러의 퍼터가 이날엔 차갑게 식었다. 셰플러는 드라이버와 아이언, 웨지 능력은 매우 출중하지만 퍼트를 잘 못 했다. 지난해 타수 이득 기준 드라이버 1등, 아이언 1등, 웨지 5등, 퍼트 162등이었다.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에 비교될 정도로 샷은 좋지만, 그린에 올라가면 헤맸기 때문에 지난해 5월 이후 우승을 못 했다.

그러나 지난달 달라졌다.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매킬로이는 중계방송 객원해설위원으로 나와 셰플러의 퍼트 부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셰플러도 말렛 퍼터를 써보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셰플러는 매킬로이가 추천한 퍼터로 바꿨고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셰플러는 그러나 “이미 그 퍼터를 테스트하고 있었다”면서 매킬로이의 조언을 받은 건 아니라는 뉘앙스로 얘기했다.

어쨌든 새로운 퍼터와 함께 셰플러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라는 큰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세계 랭킹 2위 매킬로이와의 간격도 확 벌렸다. 매킬로이는 이후 “앞으로 셰플러에게 절대 조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뜨겁던 셰플러의 퍼터가 이번 대회에선 식기 시작했다. 휴스턴 오픈 1라운드에선 퍼트 6위를 기록했지만 2라운드에서는 128위로 밀렸다. 특히 18번 홀 2.1m 거리에서 3퍼트를 하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범했고 연속 언더파 기록이 28라운드에서 끊겼다.

셰플러는 4라운드 후반 들어 그린에서 불안해 보였다. 뛰어난 롱게임으로 버디 기회를 계속 만들었지만 2온에 성공한 파 5홀 딱 하나를 제외하고 버디를 잡지 못했다.

17번 홀에서 4m, 18번 홀에서는 2m가 약간 안 되는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한 타 차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셰플러의 퍼트 타수 이득은 83명 중 72위에 불과했다.

김시우는 7언더파 공동 17위, 이경훈은 공동 31위, 김성현은 공동 45위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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