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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대국' 中 하다하다…이번엔 美아파치 헬기를? [밀리터리 브리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의회가 법정 시한의 자정을 넘긴 끝에 8250억 달러 규모의 2024 회계연도 국방예산을 통과시켰다.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 등을 둔 팽팽한 기싸움이 끝났지만, 미 국방부는 앞으로 한정된 예산 상황 속에서 늦춰진 현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우크라이나와 대만 지원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①미 육군, "견인포의 시대는 끝났다"
지난달 20일, 미 육군 미래사령부 제임스 레이니 사령관은 전미육군협회(AUSA) 글로벌 포스 컨퍼런스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견인포가 점점 쓸모없어지고 있다면서 효용성이 끝났다고 발언했다. 레이니 사령관의 발언은 아직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미래 포병 수요에 대한 연구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전술 사격 연구’라고 불리는 이 평가는 2025 회계연도 예산 제출에 앞서 완료될 예정이었다.

미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M777 155㎜ 견인포. 미 육군

미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M777 155㎜ 견인포. 미 육군

미 육군은 사격 위치까지 차량으로 견인하는 M777 견인포와 자체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M109 계열 자주포를 운용하고 있다. 레이니 사령관은 포병이 포를 발사 위치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언급하면서 미래 포병은 지속해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왕립군사연구소(RUSI)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 포병은 자체적으로 드론을 운용하면서 목표를 탐지한 후 180초 이내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전쟁이 진행하면서 러시아군은 표적화 과정을 더 정교하게 만들면서 그동안 공격하지 못했던 패트리어트 포대, NASAMS 포대는 물론이고 기동성이 좋은 HIMARS도 파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레이니 사령관은 연구 결과, 사거리가 늘어나고 기동성이 향상된 자율 포병 시스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로봇 공학을 시스템에 접목하고 포탄을 개량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동식 다연장 로켓 옵션을 추구하면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육군은 장거리 포병 능력을 위해 M109A7 자주포에 58구경 포신을 붙인 M1299 사거리 연장포병(ERCA)을 추진했고, 신형 포탄과 장약을 사용해 사거리 70㎞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포신 마모 등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시제품 평가를 중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 육군은 경보병과 스트라이커 여단을 위한 이동식 간접 사격 시스템도 추구하고 있다. 간접 사격 시스템은 자주포나 견인포에서 유도 다연장(GMLRS)까지 모든 것을 포함한다. 레이니 사령관은 해변이나 활주로 점령 및 확보 작전 등을 수행하는 82공수사단과 101공수사단과 같은 합동 강제 진입 작전을 위한 부대를 위한 자율 로봇 대포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②F-35 인도 지연의 연쇄 효과
미 국방부 개발 사업 가운데 개발과 배치 지연의 대명사로 불리는 F-35 JSF 사업은 미국 외에도 유럽 국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여름으로 계획됐던 테크놀로지 리프레시(TR) 3로 알려진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동안 완성된 F-35의 고객에 대한 납품은 보류 중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기지에서 훈련용으로 배치된 덴마크 공군 F-35A. 미 공군

미국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기지에서 훈련용으로 배치된 덴마크 공군 F-35A. 미 공군

록히드마틴은 최근 성명을 통해 유럽 구매자들이 언제 전투기를 받을 수 있을지는 언급하지 않고, 첫 번째 TR-3 기체를 인도하기 위한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고객 인도는 남은 시험 일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F-35 납품 지연으로 여러 유럽 국가가 조종사와 정비사 훈련이 지연되고, 퇴역 장비와의 능력 격차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40년 이상 된 F-16 전투기를 대체하려는 덴마크ㆍ벨기에의 계획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JSF 프로그램 참가국인 덴마크는 27대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2021년 첫 F-35A를 인수했고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10대를 인수했다. 34대를 주문한 벨기에는 원래 2023년 첫 2대를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첫 기체를 받을 예정이다.

최근, 덴마크 국방부는 합동군 사령부와 조달 부서에 인도 지연에 대비하여 여러 옵션을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옵션으로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 루크 기지에 있는 훈련용 기체 6대 중 일부를 본국으로 보내고, 훈련은 다른 나라 기체를 지원받는 것 ▶다른 F-35 운용국으로부터 기체를 빌리거나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2대씩을 주문한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각각 40대와 39대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덴마크와 벨기에보다는 덜 급한 상황이다.

F-35 인도 지연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이 긴장이 고조하는 시기와 맞물려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나토 국가들은 발트해 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들을 2022년 570회, 2023년 약 300회 요격했다. 현재 영국ㆍ노르웨이ㆍ네덜란드ㆍ이탈리아가 발트해와 북대서양 순찰을 위해 F-35를 배치했다.

한편, 덴마크 국방부는 F-35 인도 지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항공기 기증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도 F-35 지연이 판매나 기증을 통한 F-16의 국제 파트너 인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③중국, Z-20 기반 Z-21 공격 헬기 개발
다양한 항공기의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중국이 최근 미국의 AH-64 아파치와 비슷한 개념의 신형 공격헬기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중국이 미국 시코르스키의 UH-60 블랙호크 유틸리티 헬기와 닮은 Z-20 유틸리티 헬기를 기반으로 만든 신형 공격헬기의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다.

중국이 Z-20을 기반으로 개발한 일명 Z-21 공격헬기. X(트위터)/@AmRaadPSF

중국이 Z-20을 기반으로 개발한 일명 Z-21 공격헬기. X(트위터)/@AmRaadPSF

중국군의 공식 형식명은 아니지만 Z-21로 불리는 신형 공격헬기는 개발 진행 상황도 불분명하지만, 지금까지 중국군이 운용하고 있는 공격헬기보다 크고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Z-21은 Z-20과 비교하여 더 슬림한 기체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AH-64 등 공격헬기에서 일반적인 조종사와 부조종사가 앞뒤로 위치하는 텐덤식 조종석 구성을 따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체에는 스터브 윙이 있어 무장 등을 장착할 수 있는 파일론을 달 수 있다. 배기가스 배출구는 위로 향해 있는데, 적외선 신호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Z-21 개발에는 Z-20을 개발한 하얼빈 항공공업집단(HAIC)과 Z-10 공격 헬리콥터를 생산하는 창허항공기공업(CAIC)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Z-10 설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602 연구소도 Z-21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동헬기를 이용한 공격헬기 개발은 다른 나라에서도 사례가 있다. 미국의 AH-1 공격헬기는 UH-1 기동헬기에서 파생했고, 러시아의 Mi-24 공격헬기는 Mi-8 기동헬기에서 파생했다. 중국군은 오랫동안 Mi-8이나 Z-9 같은 기동헬기에 무장을 달아 운용했지만, 2010년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Z-10이라는 최대 이륙중량 7톤의 공격헬기를 자체 개발했다. 그 이후, Z-9 헬기를 기반으로 최대 이륙중량 4톤의 Z-19 정찰 공격헬기를 개발했다.

중국은 미국과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1980년대 중반 UH-60의 민수버전인 S-70을 수입해 티베트 등 고산지대에서 운용했다. 당시 S-70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천안문 사태 이후 미국과 관계가 나빠지면서 이들 기체의 유지 보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Z-20은 S-70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결과다. Z-20은 중국 육군용 기동헬기 외에도 중국 해군을 위해 공격형과 해상작전 헬기로도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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