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에서 맞붙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31일 기싸움을 벌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배우 이기영씨와 함께 계양을 계산4동에서 선거 운동을 벌였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제를 언급하며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중대 행위'라고 해서 (문화예술계 탄압을) 엄히 처벌한 기억이 바로 직전인데 지금 (정부에서도) 그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을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원 후보 유세 차량으로 인해 소리가 묻히자 "잠시 기다려 달라"며 발언을 중단했다.
이후 원 후보의 유세 차량이 사라지자 이 후보는 "이게 저 사람들의 수준"이라며 "말이 좀 끊겼는데 경제적 군사적으로 다 중요하지만 세계가 인정하는 진정한 선진국은 문화선진국"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이어 배우 이기영씨가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하던 중 원 후보의 유세 차량이 또다시 지나갔다. 이에 이 후보는 "저게 저들의 품격"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존경하는 원희룡 후보, 저 같으면 다른 후보가 유세하고 있으면 조용히 지나갈 것 같다"며 "지금 한두 번이 아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저는 유세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다른 유세 차량 소리가 들리면 혹시 방해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유세를 중단한다"며 "그게 세상 사람들이 볼 때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눈앞에 보이는 상대를 잔인한 방법을 동원해 짓밟으면 이긴 것 같지만, 아름답지 못하고 승자가 승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정정당당하게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고, 규칙을 지켜가며 당당하게 이겨야 진짜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에도 부활절을 맞아 찾은 교회에서 마주친 바 있다. 이들은 잠깐 악수를 했으나, 대화하는 모습 등은 따로 포착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