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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전 가볍게 거절, 그뒤엔 울어라"…여성비하 강의, 中발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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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등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폐강된 동중국사범대학교 '사랑의 심리학' 강의. 사진 SCMP 캡처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등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폐강된 동중국사범대학교 '사랑의 심리학' 강의. 사진 SCMP 캡처

중국의 한 명문대학교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며 남성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로 비하하는 내용의 강의에 맹비난이 쏟아져 폐강됐다.

동중국사범대학교 지리과학대학 강사 A씨는 자신의 '사랑의 심리학' 강의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방법 등을 조언했다가 뭇매를 맞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A씨는 강의에서 "유전적인 관점에서 볼 때 남성에게 여성의 가장 큰 매력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능력"이라며 여성들에게 아이를 낳고 싶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다.

또 운동으로 체력을 높이면 생식 능력이 향상돼 남성의 마음을 더 잘 끄는 여성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에서 수차례 금메달을 딴 다이빙 여제 궈징징을 예로 들며 홍콩 재벌 사업가이자 정치인인 훠치강과 결혼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여성의 화장에 대해선 "남성들에게 매력 지수를 높일 수 있지만 올바르게 해야 한다. 핵심은 젊어 보이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연애할 때는 보수적 이미지를 투영하라고 여학생들에게 독려했다. 부모님이 계속 전화할 것처럼 보이거나 밤 10시까지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핑계를 대라면서다. 육체적 관계를 맺을 경우 "처음엔 가볍게 거절하다가 이후에는 잘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후회, 자기 비난을 표현하라. 가능하면 눈물도 조금 흘려라"고 말했다.

A씨의 이런 강의 내용에 학생들은 반발했다. 2022년에 입학한 한 학생은 "A씨는 수업에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생식 능력을 강조해왔다. 여학생들에게 성적 매력을 높이고 남성을 기쁘게 하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에 기반을 둔 양성평등 비정부기구(NGO)의 공동 설립자인 펑 위안은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강의는 여성의 권리를 무시할 뿐 아니라 생물학적 성욕만으로 충족되지 않는 남성의 진실한 감정과 진정한 사랑의 필요성을 간과한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강의는 학점 취득이 쉬운 선택과목으로 학부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반발이 잇따르자 대학은 지난 13일 이 수업을 중단하면서 앞으로 심리 인지 과학에 대한 강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도 네티즌들은 "연애 심리학이 아니라 번식 심리학 아닌가" "지리과학대 강사가 왜 심리학을 가르쳤나" "강사는 이 수업만 중단하는 게 아니라 가르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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