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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총파업 변수 된 의협회장 선거...비대위에 후보 대거 참여

중앙일보

입력

의료계가 의대 증원에 집단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의협) 회장 선거가 변수로 떠올랐다. 3월에 치러지는 의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이 의협 비대위에 속속 합류하기로 하면서다. 의협은 지난 6일 정부의 의대 증원발표에 반발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다음날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1층에 붙어있는 선거 관련 포스터. 채혜선 기자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1층에 붙어있는 선거 관련 포스터. 채혜선 기자

13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 김택우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정부 투쟁을 이끌 새 비대위원들 명단과 함께 향후 로드맵을 발표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비대위 조직을 완비하는 중”이라며 “비대위 분과 위원장들이 배석해 구성과 운영 등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김택우 위원장이 비대위 투쟁위원장을 겸임하고 주수호 전 의협회장(홍보위원장), 박인숙 국민의힘 전 의원(대외협력위원장),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조직위원장) 등이 주요 분과 위원장을 맡는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도 비대위원으로 합류할 전망이다.

이들은 필수의료 패키지 등 정부 정책에 대해 그간 강한 어조로 비판해왔던 인물로 차기 의협회장 출마를 공식화했던 인사들이다. 의협 제42대 회장 선거는 3월이고 회장 후보 등록 기간은 이달 18~19일이다. 후보 등록을 마치는 즉시 선거 운동이 가능해져 비대위 활동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 의협 내부적으로는 선거를 미루고 대정부 투쟁에 전력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일단 예정대로 선거 일정은 진행할 계획이다.

의료계에서는 비대위원들이 투쟁의 리더십을 통해 당선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개원의는 "의료계 현안이니, 의협 회장직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비대위에 참여하는 게 상식적이긴 하다"면서도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의사결정 대신 표심을 위한 선명성 경쟁이 펼쳐질까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협 홍보팀 관계자는 “비대위가 선거의 전초전으로 운영되진 않을 것"이라며 "위원들끼리 경합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산하 분과 위원장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비대위원장도 선출됐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15일 총궐기대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논의해 확정할 방침이다. 김택우 위원장은 이날 의협 회원들에게 입장문을 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세계적으로 우수하고 안정된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붕괴하려 한다”라며 “필수의료 확충이 목적이 아니라 의사 말살 정책이자 의료시스템의 파괴가 주된 종착지라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회원 모두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을 거부하고 위기에 봉착한 의사협회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비상대책위원회에 힘을 모아 주시길 당부한다”라며 “우리 뜻이 관철될 때까지 가용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싸우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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