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엔 독재 표현 안 쓰면서 건국 대통령을 독재자로 폄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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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고교생들이 선택과목으로 배우고, 수능시험도 치르고 있는 근현대사 교과서에선 사실 왜곡과 이념 편향이 심해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에 대안교과서를 만들게 됐다."

교과서포럼 박효종(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사진) 상임대표는 29일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3월 정식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존 교과서의 문제점은.

"현대사 부분에서 우리의 건국이나 산업화를 자기비하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사실에도 맞지 않고 학생들의 가치관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일부 정치세력들이 승리해 세운 국가가 대한민국'이라며 건국에 정통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이승만 대통령 등 건국 지도자에 대해선 '반공독재자'라고 폄훼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선 '독재'라는 표현을 안 쓴다. 논문도 아니고 교과서가 이러는 것은 문제다."

-5.16을 군사 쿠데타가 아닌 '혁명'이라고 기술했는데.

"5.16을 계기로 산업화를 주도하게 된 대안적 통치그룹들이 나왔다. 형식상 군사쿠데타지만 내용상 5.16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달라져 혁명으로 봤다. 태국이나 필리핀 등에서 일어나는 정변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다. 형식논리로는 군사쿠데타라고 하는 게 틀린 게 아니지만, 우리는 평가적 개념으로 혁명이라 본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 교과서로 채택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나.

"당분간은 교사들이 참고하거나 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초 8차 교육과정(고교는 2010년부터)의 검인정 교과서 요강이 나오면 그에 맞춰 정식으로 검인정 교과서를 낼 계획이다."

권근영 기자

◆ 교과서포럼 입장 번복='대안 교과서' 시안 관련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9시30분 교과서포럼 측은 본사에 전화를 걸어 "오늘 오전 공개한 시안은 교과서포럼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심포지엄의 발표자 개인 의견"이라며 "시안이라고 발표했던 당초의 입장을 번복한다"고 밝혔다. 또 "공청회 등을 통해 토론을 거쳐 최종 입장을 다듬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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