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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점포 부순 문신남, CCTV에 브이…묵묵히 치운 착한 시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6일 새벽 강원도 원주의 한 무인가게에서 술에 취한 남성이 난동을 피우고 cctv를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모습. MBC 캡처

지난 16일 새벽 강원도 원주의 한 무인가게에서 술에 취한 남성이 난동을 피우고 cctv를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모습. MBC 캡처

강원도 원주의 한 무인가게에서 술에 취한 남성이 난동을 피운 뒤 도망가자 한 남성 시민이 이를 치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18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새벽 원주의 한 무인가게에 검은색 반소매를 입은 남성 A씨가 방문했다.

한쪽 팔에 문신을 한 A씨는 술에 취했는지 과자를 들고 키오스크 앞에서 몸을 이리저리 산만하게 움직였다. 이내 계산이 잘 안 됐는지 돌연 키오스크를 향해 발길질했다.

A씨는 CC(폐쇄회로)TV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린 뒤 상품이 걸려 있는 매대와 키오스크에 발길질을 했다. 이어 물건을 집어 던지고 발로 차 매장 문밖으로 버리기까지 했다.

이에 가게 내부와 밖은 아수라장이 됐다. A씨는 가게 안으로 다시 들어와 키오스크를 바닥으로 넘어뜨리고는 그 위에 올라타기도 했다.

30분쯤 뒤, 또 다른 남성이 이 가게를 찾았다. 남성은 난장판이 된 가게 앞을 보고 머뭇거리며 버려진 상품을 피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도 같은 상황인 것을 확인한 남성은 다시 밖으로 나와 땅바닥에 있는 상품들을 모두 주워 가게 안으로 옮겼다.

이후 가게에서 주인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연락했다.

지난 16일 새벽 강원도 원주의 한 무인가게에서 술에 취한 남성이 난동을 피운 뒤 도망가자 한 남성 시민이 이를 치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MBC 캡처

지난 16일 새벽 강원도 원주의 한 무인가게에서 술에 취한 남성이 난동을 피운 뒤 도망가자 한 남성 시민이 이를 치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MBC 캡처

CCTV를 확인한 가게 주인이 남성에게 고마움을 표하자, 이 남성은 “누구나 다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은 “(난동 피운 남성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술에 취해서, 계산이 잘 안 돼서 그런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 보니까 그런 게 있더라. 균형이라는 게 딱 보면 나쁜 것만 보이지만 결국에는 착한 사람들도 있고 해서 세상의 균형이 맞아 돌아가는 거다. 그런 걸 몸소 느낄 수 있었고, 그 남성에게는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은 “악마와 천사가 다녀갔다”, “똑같은 사람인데 하나는 X만도 못한 인간이고, 하나는 존경받아야 할 시민이고”, “ 술 먹고 한 행동은 더 강력하게 더 무겁게 처벌을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냈다.

한편 피해 사실을 신고 받은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난동을 부린 남성의 신원 파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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