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입구 주변 테마거리인 ‘레드로드’ 전체 구간이 주말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다. 보행환경을 확 바꿔 상권을 살리겠다는 게 마포구 구상이다.
7일 마포구에 따르면 레드로드는 경의선숲길~홍대~당인리발전소를 잇는 2㎞ 구간이다. 지난 5월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붉은색 페인트를 칠해 이같이 이름 붙였다. 전체 R1~R6구역이고, 현재 R2~R4만 주말 차 없는 거리로 운영 중이다. R2~R4는 레드로드 핵심이다. 주차장 2곳을 없애 문화공연장을 만들었다. 이후 버스킹 등 각종 공연이 열려 거리가 활성화했다.
레드로드를 만들 때 상인 우려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주차장을 없애고 자동차 통행을 막으면 접근성이 떨어져 상권이 침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구청에 몰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유동인구가 늘면서 상권이 살아났다고 한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집계한 서교동 방문객 수는 지난해 11월 2만2177명에서 올 10월 15만3385명으로 7배 불었다. 마포구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액을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상인들 말을 들어보면, 매출액도 전보다 증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주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나머지 R1, R5~6도 주말 차 없는 거리로 확대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R1, R5~6은 보행자와 자동차가 한 데 섞여 움직이는 보차혼용도로로 그만큼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이에 맞춰 구는 내년 1월 말까지 레드로드 R1~2 구역의 낡은 시설물을 거둬내고 버스킹존을 만드는 등 편의시설을 단장할 예정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레드로드가 세계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거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포구 이웃인 서대문구는 9년 전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된 연세로를 대중교통 전용지구에서 풀어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올 상반기 반짝 자동차통행 실험에 나섰더니 연세로 상권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