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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개딸 '출당청원'에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쩌겠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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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호(號)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해 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강성 권리당원들이 ‘출당 요청’으로 맞서며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침묵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통합과 단결이 필요하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이 전 대표는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나”라며 거취 고민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성북구 보국문로 주택가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성북구 보국문로 주택가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오후 페이스북에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무너진 민주주의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하려면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는 강성 당원들을 향해서도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요체이고,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더구나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에서는 더욱 그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이낙연 전 대표 출당 요구에 대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권리당원들이 올린 이낙연 전 대표 출당 촉구 청원은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2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 글에 5만 명이 동의하면 민주당 지도부가 답변해야 한다. 청원 작성자는 “당원들의 민주당인데 당신(이낙연)이 무엇인데 선출로 뽑은 당대표(이재명) 거취를 결정하느냐”며 “언론플레이 그만하고 민주당을 떠나시라”며 이 전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가 강성 당원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지만, 이 대표 주변에선 최근 이낙연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내부 총질만 한다”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내년 총선의 최전선은 윤석열 정권이자 무도한 검찰 독재인데, 이 전 대표는 민주당하고만 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도 5일 YTN 라디오에서 “윤석열 정부가 지금 흐트러뜨려 놓고 무너뜨린 대한민국을 잘 세워나가고, (정권의) 역주행을 막아서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첫 번째 개혁이고 첫 번째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도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자신을 겨냥한 출당 청원에 대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냐”고 답했다. ‘내년 총선 때 당에서 역할을 요청하면 수락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내 역할이나 직책에는 관심 없고, 국가를 위해 이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가 1번 관심사”라고 답했다. ‘국가를 위한 역할도 당을 통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말엔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당에서 몰아내면 받겠다’는 말은 강성층 청원에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뜻이지, 본인의 거취를 표명한 건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두 차례 회동했다고 밝힌 이 전 대표는 이날은 정세균 전 총리와의 만남도 공개했다. 그는 “(김부겸 전 총리가) 당의 상황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정세균 전 총리도) 당의 상황에 많이 상심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다만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등 ‘3총리 연대설’에 대해선 “거기까지는 아직 진척이 안 되고 있다. 단지 현 상황에 대해서 매우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 측은 2주 전 금태섭 새로운 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가 이 전 대표 사무실을 찾아와 만난 사실도 언론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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