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온몸으로 춤추는 그대는 자유인

중앙일보

입력


통기타로 대변되던 길거리 공연문화가 세대교체했다. 대물림의 주역은 비보이(B-boy). 댄스가 공연의 핵심 축을 이루면서 비보이는 단숨에 언저리를 벗어나 주류로 부상했다. 대학로·패션타운은 물론 젊은 층이 모이는 곳에선 거의 예외없이 이들의 현란하고 역동적인 춤을 만날 수 있다. 여세를 몰아 TV 기업광고에도 진출, 강렬한 마케팅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세계대회 우승을 거머쥐면서 새로운 한류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9일엔 대규모 축제도 열린다.
길거리 댄스(힙합으로 알려진 춤의 장르로, 브레이킹·락킹·하우스·팝핑·프리스타일 힙합·비밥·탭댄스·재즈 등을 아울러 일컫는 말)는 현대판 마당놀이다. 특유의 흥겨움과 강렬함으로 대중에게 어필한다. 음악과 어우러진 신나는 춤의 세계로 관중을 끌어들인다. 관절 마디마디를 꺾고 구부리는 몸놀림이 여간 유연한 게 아니다. 이미 청소년들 사이 폭발적 인기를 끌며 빠른 속도로 퍼져가고 있다.

비보이로 대표되는 한국의 길거리 댄스 실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미국·영국·일본·독일 등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수차례 우승은 물론, 심사위원으로 발탁되는 등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체계적인 지도와 기업차원의 적극 지원이 미흡한 상태다.
리바이스 코리아는 이들의 잠재가치를 일찌감치 간파, 3년전부터 '비 보잉(B-Boying, 힙합 댄스 중 가장 고난도인 브레이크 댄스)' 팀들을 후원해 왔다. 각종 대회를 개최, 우승팀을 뽑아 세계 대회에 내보냈다. 2005년엔 독일에서 열린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작년에는 국제스트리트댄스협회가 출범, 이를 기념해 국내 최대규모의 길거리댄스 대회를 열었다. 총 상금 1500만 원을 걸고 중학생부터 일반인까지 참여해 개인기량과 팀워크를 겨뤘다.
올해는 규모와 진행 면에서 훨씬 성숙했다.

문화관광부·서초구 공동주최로 제1회 'Performance of The Year 2006'이 열린다. 총 40개팀이 29일 서초구민회관에서 예선전을 치른다. 여기서 15개팀이 본선에 진출, 경합을 벌여 1∼4위가 마지막 '전쟁'을 치른다. 결전 일시는 12월 1일 오후 7시, 장소는 젊음의 메카인 강남역 이면도로 특별행사장이다. 이곳에는 3000석 규모의 대형 세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로써 시민·기업·정부가 한데 어우러진 21세기형 길거리 문화 축제가 완성된다. 댄서들의 동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전파될 전망이다. 대회 위상에 걸맞게 심사위원도 세계적 거물급들이다.
록킹 춤의 창시자 그렉 캠벨, 머라이어 캐리의 안무자로 활동한 E.조와 테리, 역대 세계대회 우승자인 최종환·황대균이 점수를 매긴다. 국제스트릿댄스협회 기술위원과 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무용과 교수로 재직중인 최종환 씨는 "퍼포먼스 대회이므로 팀원 간의 호흡과 균형에 가장 비중을 둘 것이다. 두 번째는 음악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안무로 표현했는지, 마지막으로 개개인의 실력과 동작의 완성도 및 비주얼 창작능력을 볼 예정"이라고 심사 포인트를 밝혔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후이즈의 박춘우 홍보기획실장은 '댄스가 향락적으로 변질하는 양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다. 앞으로 길거리 댄스가 건전한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건강한 문화 에너지로 발현되길 바라며, 더 나아가 한류문화의 새로운 축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2-3484-4761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hyey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