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녹취록 "전청조, 삼성보다 돈 많아…비밀 지키면 15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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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왼쪽)씨와 그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씨. 뉴스1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왼쪽)씨와 그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씨. 뉴스1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가 전 연인 전청조(27)씨의 사기 공범이라는 의혹을 부인하는 가운데, 남씨가 과거 펜싱 코치들에게 전씨의 재력을 자랑한 육성 파일이 공개됐다.

채널A는 지난 11일 남씨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려던 전씨의 펜싱 아카데미 사업 관련해 지난 2월 주변 코치들에게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이 녹취록에서 남씨는 "대표님(전씨)이 돈이 좀 되게, 굉장히 많아. SK랑 삼성보다 훨씬 많아. 미국 IT 회사 계열 회장님이셔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표님이 원래는 약간 귀찮기도 하고 일이어서 직접 안 나서시거든. 근데 나랑 엄청 친해. 돈 엄청 많아 진짜로"라고 거듭 강조했다.

남씨는 전씨의 학원 사업 관련해 "왜 비밀 유지를 해야 하냐면 교육 방법이 조금 색다르고 노출되면 다른 데서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인 아이들 대상이 아니라 돈이 많은, 특별한 아이들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또 코치에게 "금액대가 300만~400만원도 아니고 1500만원을 일시금으로 벌 수 있다"며 "펜싱장 장소는 하남 쪽이 될 거다. 거기 지금 건물이 거의 다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프라이빗하게 수업이 진행돼야 해서 네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한다는 걸 발설하지 않아야 한다"며 "보안 유지해달라는 의미로 1500만원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영입된 코치 중 일부는 전씨에게 속아 투자 사기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당시 코치들에게 "지금은 월급 500만원을 주지만 매널(전씨 학원 이름)에 오면 최소 1500만원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씨는 전씨의 사기 행각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상태다. 남씨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전씨는 남씨를 숙주로 삼아 주변의 부유한 피해자들을 노렸다"며 "전씨가 지금까지 벌여온 사기 행각의 반복된 패턴에 주목해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씨는 (피해자인) A씨를 속여 거액의 투자금을 받은 뒤 남씨를 계속 속이기 위해 이를 벤틀리 구매에 사용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갚으라며 송금도 해준 것"이라며 "당시 남씨는 그 돈의 출처가 A씨였음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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