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끌려다닐 수는 없었다. 어려운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4월 26일 개성공단의 인력 철수를 지시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통일부가 개성공단 문제를 협의할 남북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하며 ‘응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조처를 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에 내린 조치였다.
박 전 대통령은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에 연재 중인 ‘박근혜 회고록’을 통해 개성공단과 목함지뢰 사태 사건을 비롯한 임기 전반 대북 정책의 비화를 8~9일 이틀에 걸쳐 공개한다.
북한은 박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각종 도발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당선인 시절인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협정 백지화(3월 5일), 개성공단 북한 노동자 철수(4월 8일) 발표가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새 정부를 테스트해보려는 듯했다”고 회고했다.
북한의 ‘길들이기’에 맞서 박 전 대통령은 개성공단 철수라는 강공으로 거침없이 맞불을 놨다. 박 전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은 공단 폐쇄 협박을 하면 군사훈련 축소·연기와 같은 유화적 조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을지 모르겠다”며 “아무리 협박해봐야 얻을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는 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개성공단에 대해 가졌던 불안감도 처음으로 밝혔다. 그는 “연간 1억 달러를 북한에 주는 것인데, 상당액이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로 들어가는 구조였다. 핵 개발에 쓰일 수도 있었다”며 “남북 관계 악화시 개성공단 인력이 고스란히 인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강공 작전은 효과를 봤다. 북한은 6월 6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먼저 제안했고 9월 공단은 재가동됐다. 9일에는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과 관련 뒷 이야기가 이어진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박근혜 회고록의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회고록 주소는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87 입니다.
더중앙플러스 ‘박근혜 회고록’
① “위안부 합의 들은 적 없어” 윤미향 오리발, 말문 막혔다 [박근혜 회고록 1]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6717
② 朴 커터칼 테러때 도착한 쇠고기, 거기엔 아베 편지 있었다 [박근혜 회고록 2]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6960
③ 안 그래도 ‘최순실’ 터졌는데…朴, 왜 논란의 지소미아 집착했나 [박근혜 회고록 3]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7297
④ 김종인ㆍ이준석 회심의 발탁…朴, 뒤지던 선거판 뒤집었다 [박근혜 회고록 4]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7978
⑤ ‘이명박근혜’ 신조어 공격까지…그래도 난 MB 버리지 않았다 [박근혜 회고록5]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8268
⑥ 내가 재계 로비 받은 듯 비난…김종인, 어처구니없었다 [박근혜 회고록 6]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8520
⑦ 안대희ㆍ이완구 다 날아갔다…“가슴 쓰렸다” 총리 잔혹사 [박근혜 회고록7]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9668
⑧ 朴 “내가 혼외자 터뜨려 채동욱 찍어냈다? 황당하단 말도 아깝다” [박근혜 회고록8]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9967
⑨ 통진당 해산 반대한 문재인…朴 “위기때 실체 드러나는 법” [박근혜 회고록9]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0295
⑩ “내가 정윤회와 호텔서 밀회?”…朴 직접 밝힌 ‘세월호 7시간’ [박근혜 회고록 10 - 세월호 (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1531
⑪ 세월호 그날 청와대 왜 갔나…朴 밝힌 ‘최순실 미스터리’ [박근혜 회고록 11 - 세월호 (중)]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1874
⑫ 朴 “나도 흥분해 경질했다”…교육장관 ‘황제 라면’ 진실 [박근혜 회고록 12 - 세월호 (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2193
⑮ 박근혜가 직접 택한 남자…“그가 내 앞에서 울먹였다” [박근혜 회고록 15]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3922
⑯ 난 욕 먹고 연금개혁했는데…文, 손 하나 까딱 안 하더라 [박근혜 회고록 16]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5050
▶특별사면 후 첫 인터뷰: 박근혜 前대통령 침묵 깼다 “탄핵 제 불찰, 국민께 사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5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