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두고 “의사라고 와서 엉뚱한 데 약을 먹이겠다는데 거기에 동조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 사무실에서 약 30분간 면담한 뒤 인 위원장에 대한 취재원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들은 당에 불만이 아니라 딴 곳에 불만이 있는데 왜 당에다가 쓴 약을 먹이냐”며 “인 위원장이 용산의 논리를 대변해서 그렇게 말하는 한 절대 당내 구성원들이 동의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혁신위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 해제를 건의한 데 대해서는 “지난 1년 반 동안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며 “그들이 반성하길 바랐을 뿐이지 그들이 뭘 하면서 기분을 내든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인 위원장이 만남을 희망한 것을 두고는 “나는 방송에서 사실상 제언을 모두 했다”며 “이런 내용을 몰라서 내게 들어야 한다면 만날 이유가 없다. 실천 의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탈당을 위해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실정이나 맹종 행위를 통해 만들어 놓은 것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며 “그런 가벼운 정치공학적 접근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해 “내가 항상 어떤 중요한 행각을 하기 전에 많이 자문하고 상의드리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가 보수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창당 등 향후 진로를 놓고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지금 같은 시점에서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봐라, 어떤 사람과 주로 상의해라’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며 “정말 훌륭한 분들이구나 하는 분들은 내가 예의를 갖춰 만나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