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전자 엑시노스 양산 ‘초읽기’…내년 상반기 반등 도울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갤럭시 S23 시리즈가 공식 출시된 지난 2월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S23 시리즈 광고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갤럭시 S23 시리즈가 공식 출시된 지난 2월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S23 시리즈 광고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가 1년9개월 만에 돌아온다. 엑시노스의 ‘부활’ 여부에 따라 내년 상반기 이후 본격적인 반등을 노리는 삼성전자의 실적도 가려질 전망이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기능을 하는 반도체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2의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 이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전량 탑재해왔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형 모바일 AP ‘엑시노스2400’에 대해 최근 테이프아웃(Tape-out·위탁생산을 위한 준비 과정) 절차를 마쳤다. 테이프아웃은 칩 설계가 끝나고 본격적인 생산 단계로 넘어간 것을 뜻하는 용어다. 이후 시험 생산을 거치면서 각종 오류를 수정하게 된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신형 엑시노스는 연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4나노미터(㎚·1㎚=10억 분의 1m)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갤럭시S24 시리즈 탑재 여부는 이달 중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삼성이 갤럭시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엑시노스를 다시 활용할 것으로 본다.

이로써 엑시노스를 설계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물론, 생산을 맡은 파운드리사업부, 갤럭시 완제품을 제조·판매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까지 삼성전자의 내년 상반기 실적 상당 부분이 엑시노스의 성패에 달리게 됐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올해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상당 부분 상쇄한 바 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 삼성전자

특히 내년 초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MX사업부 입장에서도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지난달 애플은 예상을 깨고 아이폰15 시리즈의 소비자 가격을 동결했다. 정보기술(IT) 시장 불황에 맞서 수익성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삼성 역시 갤럭시S24 시리즈 출고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기 어렵게 됐다. 삼성은 이미 올해 초 갤럭시S23 시리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특히 전작인 갤럭시S23 시리즈에 퀄컴의 AP가 전량 탑재되면서 관련 비용이 전년 동기 80% 이상 뛰었다.

하지만 최근 퀄컴의 주요 고객이던 중국 화웨이가 대중(對中) 제재를 틈타 독자 AP를 개발한 데다 주요 경쟁 업체인 미디어텍 등이 크게 약진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내년 갤럭시S24 시리즈에 퀄컴 AP를 쓰더라도 유리한 협상 카드를 쥐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만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온다면 내년 상반기 확실한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의 4나노 공정 수율이 75% 이상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엑시노스가 삼성 파운드리가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1일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당장 유의미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투자 업계는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회복세가 부진하다며 실적 기대치를 낮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1조9000억원대였다. 1분기(6000억원)·2분기(6700억원)와 비교하면 높지만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