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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호르몬 양성 유방암, 난소 기능 억제 치료 병행시 예후 더 좋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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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병원리포트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팀

45세 이하 환자 1231명 분석 결과
단독 치료보다 무병생존율 더 높아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젊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도 암 재발을 막기 위해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을 억제하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 예후에 유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난소 기능을 억제하는 병행 치료를 받은 그룹은 무병생존율이 높고 재발률이 더 낮았다. 유방암 환자 3명 중 2명은 여성호르몬 수용체와 관련해 발생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이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팀은 2009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수술·항암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폐경 전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1231명을 대상으로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과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을 나눠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106개월(8년10개월)이었다. 항호르몬제 ‘타목시펜’ 치료는 5년간 진행됐으며, 난소 기능 억제 치료는 항호르몬제 치료와 병행해 2년간 진행됐다.

그 결과,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의 무병생존율은 85.4%로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80.2%)보다 높았다. 유방암 재발률에도 차이를 보였다. 유방암 재발 없이 생존한 비율도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이 86.3%로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82.4%)보다 유리했다.

여성호르몬 수용체와 관련해 발생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HER2 양성 유방암, 삼중 음성 유방암 등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지 않아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5세 단위로 나눠 집단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40~45세 그룹에서 치료 결과 차이가 가장 컸다.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의 8년 무병생존율이 89.1%인 반면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은 80.1%에 그쳤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유방암이다 보니 젊은 환자의 경우 재발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며 “하지만 최근 난소 기능 억제 치료가 시행되면서 재발률이 낮아졌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적으로도 치료 효과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좌절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지속적으로 치료법도 발전하고 있어 의료진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치료 과정을 밟아 나간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유방암학회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에서 발표됐으며, 전 세계 암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미국임상종양학회지’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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