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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까진 고금리…“예금 만기 짧게, 정점서 갈아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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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대출·예금 금리가 오르는 ‘고금리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장 금리가 당분간 오르다가 내년 하반기부터 천천히 떨어질 것을 고려해 대출·예금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00∼6.469% 수준이다. 지난 8월 말(연 3.830∼6.250%)보다 금리 상단이 0.219%포인트, 하단이 0.07%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연 4.56∼6.56%)도 20여일 만에 상·하단이 0.14%포인트씩 올랐다.

이들 은행의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270∼7.099% 수준이다. 최고 금리가 7%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말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는 최근 시장금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금리나 변동금리 모두를 밀어 올린 영향이다.

은행권에서는 금리 연 4%대 정기예금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현재 19개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최고 우대금리가 4.00%를 넘는 것은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4.20%), 전북은행 ‘JB 123정기예금’(4.20%), 제주은행 ‘J정기예금’(4.10%) 등 모두 10개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우선 예금 만기를 짧게 하면서 금리 추이를 지켜보라고 권했다. 안지은 하나은행 PB부장은 “만기를 1~6개월 사이로 짧게 두면서 다른 상품의 조건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금리가 정점일 내년쯤 ‘장기고정형 상품’에 가입하라고 추천했다. 오경석 신한PWM 태평로센터 PB팀장은 “올해 12월까지는 단기 상품을 들되, 내년부터는 현재의 높은 수준을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만기 3~5년 정기 예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나은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고정금리를 추천하는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상승이 예상되고, 아직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라는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김학수 하나은행 잠원역지점 PB팀장은 “대출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우선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추이를 지켜보는 방법이 있다”며 “주담대는 상환 기간이 3년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후 금리 하락 추세를 보면서 변동금리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긴축 장기화와 금리 상승세 속에 최근 국내 가계대출은 급증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1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539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보다 1조6419억원 늘었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조8759억원(514조9997억원→516조8756억원) 불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태에 대해 “금융 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거의 0%,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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