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XX 돌멩이로 찍어버린다"…한국 온 日유튜버, 눈물 터졌다

사진 유튜브 '유이뿅' 채널 캡처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일본 출신 유튜버가 길거리에서 만난 중년 남성으로부터 “일본으로 돌아가라”는 등의 고성과 함께 욕설까지 들어 눈물을 쏟았다.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유이뿅YUIPYON’에는 ‘일본에서 모든 걸 포기하고 한국으로 맨땅 헤딩하러 온 일본 사람’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유이뿅(본명 카와노 유이)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크리에이터로, 유튜브 구독자 61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영상에서 유이뿅은 다른 일본인 크리에이터 ‘유스뿅’과 함께 한국을 여행했다.

영상 속 문제의 장면은 한 행인이 유이뿅을 향해 먼저 ‘어디서 오셨냐’고 말을 걸면서 시작됐다. 유이뿅이 “일본에서 왔다”고 답하자 이 행인은 “난 북한 사람인데 한국으로 탈북했다”고 소개했다. 처음에 유이뿅은 “진짜 북한 사람이냐”며 신기해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행인은 “남북이 같은 민족이지 않나. 제일 싫어하는 나라가 어딘지 아냐”라고 물었고 유이뿅은 멋쩍은 듯 웃으면서 “일본”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행인은 “그렇지”라고 하더니 갑자기 “일본 사람들 다 죽이고 싶어”, “다 씹어먹고 싶어”라며 유이뿅을 향해 폭언을 했다.

당황한 유이뿅은 “그래도 우리는 한국 좋아해서 여기 왔다”고 하면서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다. 그러나 행인은 “한국 사람들에게 그런 말 하면 안 된다. 돌멩이로 찍어버린다니까” 등의 험한 말을 계속했다.

함께 있던 유스뿅이 “알겠다”며 상황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행인은 “(한국이) 31년간 일본에 잡혀서 살았잖아”라고 말을 이어갔다.

사진 유튜브 '유이뿅' 채널 캡처

결국 참지 못한 유이뿅이 “그거는 알고 있는데 너무 말이 심하시다”라고 반박했지만, 행인은 “너무 심한 게 아니라 한이 맺혔다. 일본을 제일 싫어한다. 일본 사람들을 쪽XX XXX라고 한다”며 “할아버지가 일본인 때문에 돌아가셨다. 손자로서 한이 맺혀서 그렇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이뿅은 “일본 사람으로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다가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하지만 행인은 폭언과 함께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독도는 한국땅”, “한국땅 떠라”, “두 번 다시 한국 땅에 오지 마라”며 마지막엔 심한 욕설까지 했다.

행인이 떠난 뒤에도 유이뿅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유스뿅을 향해 “근데 맞는 얘기잖아”라고 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 영상은 18일 오후 9시 기준으로 조회수 15만 회를 돌파했다. 네티즌들은 “한국 사람으로서 대신 사과하고 싶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저렇지 않으니 오해하지 말아 달라”, “큰딸이 영국에서 어학 연수 중인데, 몇 번 가벼운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했다. 영상을 보고 딸 생각이 나 많이 짜증 나더라. 응원한다”, “한국 유튜버가 일본에서 한국인이라고 차별 당하고 무시 당하는 영상 봤을 때 너무 화나고 분했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비정상적인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죄송하다”, “충격 받았을텐데 그래도 상대방을 이해해주려고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